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 정 Jul 20. 2024

<여보, 나 런던 갔다 올게> 에필로그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에필로그


<여보, 나 런던 갔다 올게> 에필로그

가슴에 뜨거운 것이 남았다



우리들을 위한 공감에세이를 쓰고 싶었다.


늙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행복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날은 기쁘고 

어떤 다른 날은 슬퍼서

축하의 말을 전하고, 축하받고

위로의 말을 해주고, 위로받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행복이 되었다.



런던 한 번 갔다 오고 이만 하면 본전 뽑았다.


350,000번의 조회수, 15,000번의 라이킷,

1400명의 구독자, 2500회 댓글대화.

나만의 노력으로는 100회를 다 못 썼다.
독자들의 환대와 포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통영에도, 교토에도, 뉘른베르크에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나를 보러 와주었다.



그래서, 사랑의 에세이가 아닐 리 없다.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후로

남편 눈에 매일 사랑이 샘솟는 것을 보았다.

가족들에게 새삼 존경과 사랑을 얻었으며

친구들에게도 숱한 행복한 인사를 들었고

하루도 빠짐없이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매일 가슴에 사랑이 출렁댔다.



사람 사는 100일 동안 무슨 일이 없었겠나.


팔을 많이 쓰니 팔에 통증을 달고 살고

아름다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휴가를 가서도

호텔방에 들어앉아 매일 글을 쓰고

신경을 많이 쓰다가 급체하고 위경련이 와서

배를 붙잡고 글을 올린 적이 여러 날이다.

37도 한여름 기온에 겨울이야기를 쓰는 것이  

독자들에게 미안해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그래도 무사히 약속을 다 지켜서
이제는 마음껏 아플 수도 있겠다.



글쓰기를 귀찮아하면 스트레스가 오고

글쓰기를 즐거워하면 영감님이 오신다.


100일 동안

나는 매일 최선을 다했고 매일 즐거웠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썼으며

그날그날 스스로에게 만족하냐고 물었다.

다시 하겠냐고 누가 물으면

아니 못하겠다고 0.1초 안에 답하겠다.

그래도 어쩌면 영감님 스케줄 물어보고

다시 뭔 일을 또 저지를 수도.



가슴에 더 뜨거운 것이 남았다.


미리 준비한 글과 그림의 초본을

매일 소통하며 연재하다보니

글과 그림을 다시 쓰고 그려야 해서

처음과는 완전 다른 에세이가 되었다.

매일 쓰고 그리니 스스로 맹연습이 되었다.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배운 것이

내가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이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작가다 라고 말하자

가슴이 확 뜨거워진다.


감사합니다 By 문 정


이전 25화 <100화>뉘른베르크로 가는 통영 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