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코 마치코 그림책 <내 고양이는 말이야> By 문 정
사람이 된 고양이
오이오이 사장님
에이스호텔 신풍관에 있는
작은 가게 오이오이(이봐, 이봐)에서
고양이 그림책 3권을 샀다.
서점인지 야채가게인지
차나 유기농 식료품을 살 수 있고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다.
이런 가게가 집 근처에 있으면 좋겠다.
내게 필요한 게 다 있으니깐.
책과 커피, 유기농 야채.
희한하게 책과 야채를 같이 판다?
처음엔 영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 생각했는데
마음의 양식과 몸이 먹을 건강한 양식 둘 다 파니
나같이 두가지 양식이 늘 부족한 현대인은
딱 좋아할 만한 가게인 것 같다.
오이오이에는 고양이 그림책이 많다.
사장님은 사람이 된 고양이처럼 생겼는데
분명 머리카락 안에 뾰족한 귀를 숨겼을 거다.
내 어설픈 일본어 대화도 다 받아주고
높은 책장에 사다리를 놓고 책을 찾아가며
미로코 마치코나 데쿠네 이쿠 같은
일본 작가들의 그림책들을 소개해 주었다.
Merry go round라는
꼭꼭 숨겨진 그림책방도 알려줘서 가보고 왔다.
자주 교토로 여행을 가는 건
나를 채워 줄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인데
작은 공간 오이오이에 잠깐 머물렀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영감 받은 시간이었다.
이걸로 충분해
하며 까눌레를 잔뜩 사들고 돌아왔다.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영감님교토여행잠깐오셨다네요
오이오이의 고양이 사장님 By 문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