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잊혀진 기억
잊혀진 줄 알았어?
그 가을, 그 냄새?
이제 그만 놓아줘도 되잖아.
날아가버린 철새처럼
흘러가버린 강물처럼
그렇게 이별도 보내주면 좋으련만.
엄마한테서 떨어져 나온 날
나도 많이 울었지?
그치만 우리는 이별을 알아.
한번 그렇게 울고
잊어버리지.
주인양반, 사람은 다른가봐?
세월이 그렇게 가도
함께한 시간보다
이별 후의 시간이 더 많이 지나도
어제처럼 아파하는 걸 보면.
그렇게 보내기 어려우면
그냥 그런대로 살아도 돼.
그리운 것을, 희미해 가는 것을
아프면 아파하면서
그렇게 그냥 살아내는 거지, 뭐.
시원한 바람 살랑이는 이 밤
둘이 나란히 산책이나 갈까?
언젠가 우리 이별해도
예쁜 추억으로 한 장 남길
가을냄새 가득한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