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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질토마토 Apr 06. 2023

날씨가 좋아서 자전거를 타고 싶었어요

오늘의 오프닝 (210316)




자전거를 배울 때

가장 두려운 건 넘어지는 거였어요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출발부터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그땐 알지 못했죠

몸의 중심은

달리기 전에 잡는 것이 아니라

일단 출발해야 잡을 수 있다는 것을요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말은

넘어지려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으라는 거예요

비틀비틀, 당장이라도 꼬꾸라질 것 같은데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돌리라니

가당키나 한 말인가요


결국, 반대쪽으로 핸들을 꺾다가

수없이 넘어지고 나면

그제야 넘어지는 방향으로 몸을 틀게 되죠

     

이렇게 불안 속으로 몸을 던져야만

얻는 게 있어요. 상처도 생길 수 있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넘어지면 성장한다는 거예요     


지금 불안과 상처로 힘든 분이 계시다면

내일은 분명히 나아질 거라고 믿으세요

지금은, 내일의 편안함을 위해 

수업료를 내는 중이니까요





날씨가 마치, 산속 노천탕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기온은 차가운데 바람에서 봄기운이 살포시 묻어와서 숨을 자꾸만 후후 들이마시게 되고 코끝은 시리지만 숨마다 봄이 들어차는 그런 날이요. 자전거를 타고 싶었어요. 지하철 역 앞에 세워진 공유자전거를 보고 탈까 말까 한참을 망설였어요. 잘 타지는 못해도 넘어지지는 않을 실력인데 막상 타려니까 겁이 좀 나더라고요. 오래 타지 않았잖아요. 혹시라도 넘어지면 어떡해요. 그 길에 학생들이 좀 많았거든요. 아쉬워서 자전거를 자꾸 돌아봤습니다. 그러다 오래전 자전거를 배우던 그날도 생각났어요. 나는 못 했지만, 청취자들에게는 용기를 내보라는 말도 한 번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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