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는 포기했던 것 같다. 누구나 인생에 세 번의 기회는 온다는데, 나는 이미 날려버렸거나 그 흔한 기회조차 아예 안 오는 것 아닌가 하고. 방송작가로 일을 시작할 때 한 번쯤은 내 이름을 날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치기 어린 자만이었나보다. 행복했지만 고달팠으니까. 노력한 만큼 쥐어지지 않는 돈과 프리랜서라 얻을 수 없는 승진과 세월이 증명하는 무언가가 없어서. 그런데 이 날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인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정말 대단한 일이죠? 연기를 계속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 배우님도 꽃길만 걸은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했으니까. 정말 머리가 멍 할 정도로 반성을 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도 생각하고 나름 의미 있는 날.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오프닝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