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에 저장되어 있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에 관한 정보를 세포 내의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를 mRNA라고 한다. 여기서 m이란 messenger를 뜻한다. 이 mRNA가 가지고 있는 유전 암호를 코돈(codon)이라고 하는데, 이 코돈은 3개의 염기가 한 조를 이루어 하나의 아미노산을 지정한다.
아미노산의 종류는 20가지인데 코돈의 종류는 염기가 4개이므로 4개의 염기가 3개가 짝을 이루기에 4의 3 제곱 즉 64가지의 조합이 가능해진다. 하나의 코돈이 한 가지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개의 코돈이 한 가지 아미노산을 지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의 코돈이 두 가지 이상의 아미노산을 지정하지는 못한다.
흔히 염기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우라실(U), 네 종류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mRNA의 염기서열에 따라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종류와 결합 순서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mRNA의 코돈이 아데닌, 우라실, 구아닌, 즉 AUG일 경우에는 메티오닌이라는 아미노산이 된다. 하지만 AUG의 마지막 G가 C가 되면 염기 하나 차이로 이소류신이라는 아미노산으로 된다. 즉, 3개의 염기로 이루어진 코돈이 어떤 조합이냐에 따라 아미노산의 종류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1961년 마셜 니렌버그(Marshall Nirenberg)는 미국 국립 보건원에서 몇몇 코돈에 의해 지정되는 아미노산을 최초로 밝혀내는 실험을 했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유대인이었는데 그의 아버지는 양복 재단사였다. 어릴 때 병을 앓아 따뜻한 곳에서 지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이사를 했고, 플로리다 주립대학을 졸업한 후 국립보건원에서 연구하다가 이를 발견하였다. 이 발견은 그가 196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해 주었다.
3개의 염기로 이루어진 코돈은 자연에 있어 그 이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 이웃이 어쩌면 본성과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코돈 GUU는 아미노산 발린을 지정하지만, GCU는 발린과는 완전히 다른 알라닌을 지정한다. 또한 GAU는 이 둘과도 완전히 다른 아스파르트산을 지정한다.
이웃은 본질과도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웃이 무엇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본성의 아미노산이 생성되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이웃에 의해 나의 본성도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는 나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그런 주고받음으로 인해 나의 본성, 그리고 그의 본성이 변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조금 과장된 상상일지는 모르나 결코 무시할 수도 없는 사실일 수 있다. 나의 이웃이 나를 변화시키고, 내가 나의 이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mRNA에서 3개의 염기로 이루어진 코돈은 아미노산 자체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그 이웃이 무엇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아미노산이 될 수 있다. 이웃이 본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결코 mRNA에만 해당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