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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y 27. 2022

타인이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 않아야 했다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습니다. 나의 경험으로 증명되었기에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그리고 깊게 생각한 것으로 착각하였습니다. 먼저 걸었던 길이라 맞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기대했었나 봅니다. 


  타인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왜 기대를 했던 것일까요? 그것이 저의 한계였는지도 모릅니다. 알면서도 바라는 것, 이해하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나도 어리석은 생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뜻대로 되지 않기를 바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저 그 사람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내가 아무리 옳다고 믿고 확신하더라도 그것은 나만의 세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를 하지는 않습니다. 나의 뜻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나의 뜻대로 될 것이라고 희망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멀리서 그들을 바라볼 뿐입니다. 물론 그것 또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그 길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지금 나의 생각은 그것이 나를 위해서나 타인을 위해서 더 자유로움을 보장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을 인정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그 존재의 소중함을 외면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더 나은 길이 있을 것 같아 그렇게 타인에게 기대를 했었다는 것 또한 나의 솔직한 마음이었음을 말하고는 싶습니다. 그것이 나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그 욕심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 욕심을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은 결코 마음만으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고, 나의 생각이나 판단을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 합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기로 마음먹고 있으나 쉽지 않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타인에게 기대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마음은 편하나 걱정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직도 나의 욕심인 것일까요? 아니면 그만큼 애착이 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이제는 눈감고 과감하게 내려놓으려 합니다. 기대를 하지 않아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다른 사람이 내 뜻대로 되기를 기대하지 않았어야 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후회할 뿐입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소중한 사람일수록 그렇게 해야 했음을 이제야 알게 되니 조금은 허무하나 이제라도 그렇게 살아가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무더운 여름이 다가옵니다. 여름이 덥지 않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더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타인이 내 뜻대로 되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내 뜻대로 되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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