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 지 5년 차입니다.

창업 5년 차.

이 시점에 도달하면 뭔가 대단한 성과를 이루거나 엄청난 돈을 벌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건 없다.

크게 자랑할 만한 성공도, 극적으로 돈을 벌지도 않았다. 그냥 ‘생존’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의 반복을 잘 유지하는 것이 지금 나의 가장 큰 실력이다.

돌이켜보면 창업이란 결국 반복의 연속이었다. 매일 비슷한 업무, 비슷한 고민의 반복 속에서 잘 버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 단조로운 일상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창업을 하려면 굉장한 열정이나 재능보다도 오히려 '굉장한 정신력', 즉 강한 마인드셋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매일 깨닫는다. 힘들어도 참고 버티고, 기회의 날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

결국 그 지루한 버티기가 진짜 창업자의 능력이다.

사실 나는 일이 늘 재밌진 않다. 그러나 일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을 때, 그리고 그 성과를 맛볼 때만큼은 재밌다. 그렇게 성과가 쌓여서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된 지금도, 방심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내가 만든 사업을 지키고, 또 성장시키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가야 하는 시기가 왔다. 지켜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끝없이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처음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많은 에너지와 신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

어쩌면 조금 지쳐서일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돈 많은 투자자'로 살아보고 싶다. 배당금도 두둑이 받고, 여기저기 분석을 잘해서 야금야금 자산을 불려 가는 그런 삶 말이다.

그러면 굳이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고, 멋진 여행지에서 여유롭게 투자 활동을 하며 유유자적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문득 이런 바람이 결국 내가 창업을 시작한 이유이자 미래에 진짜 이루고 싶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창업 5년 차 동안 제대로 된 휴가 한번 가지 못해 지쳐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창업 5년 차의 나에게 가장 큰 성취는 ‘버티는 힘’을 알게 된 것이다. 대단한 성공보다도 매일의 반복된 일상과 싸우며 견뎌내는 능력이야말로 진짜 창업자의 능력이고, 그런 나를 돌아보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이지만, 계속 버텨야겠다.

그리고 그 끝에서, 나의 다음 모습이 기다리고 있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