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4,000km 달려 마침내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카이쥬가 나온다면 여기서!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입성했습니다. 뉴욕에서 출발한 지 5일째 되는 날 저녁이에요.  거리를 보니 4000km를 달렸네요. 5일 동안 하루에 800km! 먼 길 오는 동안 아프지 않고 재미있게 지내준 아이들에게 참 감사하네요. 


오는 내내 길이 단조롭고  좋아서 성인끼리 교대로 운전하며 달린다면 1박 2일이면 충분히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옐로우스톤랏지 본관과 멀티?

숙소는 옐로우스톤 레이크 랏지예요. 라떼는 '방갈로'라고 부르던 독채 나무집입니다. 매번 이동하느라 1박만 하고 떠났는데 여기는 일단 거점으로 삼고 이틀간 옐로우스톤 곳곳을 둘러보려고 처음으로 2박을 잡았습니다. 


도착했을 때 이미 밤이라서 간단하게 저녁 준비를 했습니다. 마트나 편의점 같은 사 먹을 곳이 전혀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햄버그를 구워서 간편식이랑 먹습니다. 이날을 위해 준비해 온 16달러짜리 조지포먼 전기그릴이 열일해 주었습니다.

땡큐! 조지포먼

고기를 굽는데 방에 보니까 구석에 뭐가 있는 거예요. 그거 아시죠? 눈으로 직접 본 건 아닌데 다른 데를 보는 중에 초점 밖 시야로 뭐가 어른거려서 고개를 휙 돌려보면 아무것도 없고 다시 다른 데 보는데 또 뭐가 어른거리고. 


각다귀 아시나요? 숫모기를 58000% 정도 튀긴 것 같은 거대한 그것. 진짜 어른 손바닥보다 큰 각다귀가 있더라고요. 인증 사진은 없습니다 왜 없냐면 패닉이 왔으니까요.

각다귀 으으으으으으 (출처 : 구글)

두루마리, 쓰레기봉지, 걸래, 할튼 손에 잡히는 대로 다 집어던진 것 같아요. 이게 주변에 뭐가 날아오면 펄럭거리면서 날기 시작하는데 영화 미스트에 나오는 크리쳐가 따로 없습니다. 왱왱이 아니에요 펄럭펄럭. 


어디로 날아오를지를 모르니까 섣불리 공격도 못하겠는 거죠. 키친타월에 물 적셔서 집중 사격한 끝에 다리 한 개에 부상을 입히고 창고방 문틈으로 내보내는 것까지 성공해서 문틈을 걸래로 막고 지냈습니다. 


옐로우스톤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에 남는 건 밤하늘의 별이었는데 사진으로 담아보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어림도 없더라고요. 저는 지구에서 별이 그렇게 많이 보이는지 몰랐습니다. 


인공빛이 요만큼도 없는 가운데 들어가 있는 데다 날씨도 공기도 마침 너무 좋았는지 쏟아지는 것 같은 별을 마음껏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가이저 베이슨!

지구에 카이쥬가 나타난다면 저길 통해서 올 겁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가이저는 '간헐천'으로 번역이 되는데요, 땅 속의 지열 때문에 물이 뜨겁게 끓어오르는 지하수 우물? 같은 거예요. 


물속에 있는 철, 황 그런 성분 때문에 흙이 녹슨 것처럼 붉고 반면에 물은 깊을 곳일수록 파랗다 보니 푸른색과 붉은색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잠시 감상해 보실까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가이저

 

꼭 물에 물감을 탄 것 같은 오묘한 색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이 가이저도 이름이 있는데 까먹었네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은 규모가 큽니다. 8 자 모양으로 생긴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데만 200km 거든요. 그래서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가능하면 한 번에 쓱 돌면서 볼 수 있도록 동선을 잘 짜야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드웨이 가이저', 땅 위로 수십 미터나 솟구치는 끓는 분수 '올드 페이스풀' 두 가지를 꼭 보고요, 서울 면적과 맞먹는 옐로우스톤레이크에서 보트도 타야 합니다. 중간중간 야생동물을 만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죠. 

한 바퀴에 200km


이전 12화 공룡 뼈는 보기보다 무거웠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