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집안 내력 변화시키기

by soulgarden

어떤 집안이든지 항상 좋을 수도 항상 나쁠 수만도 없다. 하지만 어떤 집안이든지 그 중심에는 부부가 있다. 그래서 집안의 분위기는 부부관계의 좋음과 가족들간의 일상사 그리고 각각의 인생의 시기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일의 이루어짐 여부에 따라 집안의 분위기가 결정된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는 부부 관계의 모습이 집안 분위기를 거의 좌지우지한다. 최근 UN에서 제시한 평생연령 기준은 1~17세 미성년기, 18~65세 청년기, 66~79세 중년기, 80~99세 노년기, 100~장수자를 말하고 있다. 이러한 평생연령 기준을 본다면 우리네 부부들을 더 많은 시기들을 함께 살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부가 가정을 이루고 더 긴 세월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사이가 좋은 부부와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들을 조사해보니 공통점이 말투와 표정, 행동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한다. 사이가 좋은 부부는 서로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을 많이 한 반면,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들은 평소에 서로에 대한 비난의 말과 표정, 행동들을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난은 어떤 것들을 말하는 것일까?


최근의 베스트셀러인 <자존감 수업>에서는 비난은 그다지 무서운 존재가 아니며 생명체도 아니며 우리를 해칠 능력도 없지만, 우리 몸 속에 들어와 괴로움과 자학을 유발하고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비난은 화살을 쏘는 것과 같아서 우리는 비난이 언제 날아오는지 잘 알아야 하며, 입만 열면 비난을 뿜어대는 사람들을 최대한 멀리 두고, 부득이하게 가까이 할 수 밖에 없다면 예방을 하거나, 방어하거나 휴우증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비난의 종류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솔직히 얘기하는 비난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면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사실을 지적하는데 뭐가 문제냐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말하는 의도나 수반된 감정이 무엇이냐에 따라 사실 언급은 비난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보기에 송선생은 직장생활보다 가정이 우선인 것 같아” 라는 말을 상사가 했다고 하자. 설령 이게 사실이고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하더라고 직장상사의 이 말은 ‘당신은 회사보다 가정을 더 신경쓰는 것 같아서 불만이야‘라는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원인을 얘기하는 비난이다. 어떤 일에 대해서 원인을 얘기하는 것은 ‘당신은 현재 이러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원인은 이것 때문이야, 하지만 이제는 좀 고쳐야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반드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경우라면,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고 충분히 지지한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셋째로 부정적 미래를 예고하는 비난이다. ‘너 이런 식으로 하면 나중에 친구들하고도 잘못 지내고 외톨이가 될 거야’ 라는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하게 되는 아주 흔한 비난이다. 상대방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말이며, 의도는 상대의 잘못을 일깨우고 다시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바늘도둑이 소도둑 될까봐 우려하는 마음에 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상대방에게 억울함을 불러일으킨다. 그깟 바늘 하나 훔쳤는데 소 도둑으로 몰린 느낌이 든다. 이런 비난이 반복되고 심해지면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진짜 소나 한 마리 훔쳐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확대되어 억울함이 반항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네 번째는 비교하는 비난이다. ‘누구 누구는 이렇던데..’ 라는 말은 그 다음 내용을 말하지 않더라도 내용을 다 알 수 있으며 이는 상대방에게 화살을 꽂을 수 있는 말이다. 마음속에만 품고 있으면 다행이지만 말로 표현하는 순간 비난이 된다.


다섯째는 왜 라고 묻는 질문형 비난도 있다. ‘미안한 짓을 왜 해?’라는 질문은 ‘그 행동의 원인을 분석해봐’라는 거창한 의미가 아니다. ‘당신은 미안한 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못난 사람’이라는 비난의 뜻이 담겨져 있다.


부부간의 이런 비난의 말들을 하는 사람들은 가만히 살펴보면 스트레스나 여러 가지의 고민 과 힘듦 때문에 그럴 때도 있지만, 그 당시 스스로가 인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유가 없을 때는 부부간 평소 말투와 언어습관 그리고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말투와 언어 습관의 대물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습관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자신도 모르게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남편 혹은 아내, 자녀가 그 사람에게 뭐라 한 마디라도 얘기하면 상대는 자신의 말에 대해 지적받는 것처럼 느끼고 오히려 더 흥분하고 비난하게 되어 더 큰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보통 비난이 일상시 되는 사람들은 사실은 그 사람이 더 비난을 많이 받고 자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신이 비난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며, 사람들이 모두 다 자신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을 알고 수정할 기회도 가지지 못하며, 오히려 수정할 기회가 와도 자신이 비난을 받게될 경우 자신 내면의 감정의 소용돌이에 대해 너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상대방을 탓하고 자신은 억울해 하는 모습을 더 보이면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방법은 다른 가족들과 다른 부부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가를 살펴보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더 행복할 수 있는 말투와 언어 습관, 행동들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비난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에게는 어려운 점이다. 그들은 받은 것이 비난이 대부분이므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미리 짐작하여 자신들이 받을 것은 비난밖에 없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이 먼저 상대를 비난하게 되고 또 다시 비난을 받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부간의 대화와 부모-자식 간의 대화의 습관은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고 끼치게 되며 집안내력과 문화를 만든다. 그리고 비난의 대화가 일상이 된 집안 내력은 자신을 더 철저하게 방어하고 자신이 더 맞다라는 생각만 하게 함으로 가족 서로를 더 비난하고 원망하게 하며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이렇게 집요한 집안 내력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 자신의 언행을 들여다보고, 상대의 언행을 살펴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언행부터 해보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또한 집안까지 일으키고 바꾸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언어습관, 말투, 눈빛, 행동 그리고 그 이면의 마음부터 바꾸는 상대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꾸는 것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