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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May 22. 2019

도구로써의 몸

운동

  

  패션잡지 보그에서 배우 김성령 씨 인터뷰를 보았다. 67년 생이신데, 20대와 나란히 서도 손색이 없는 외모로 유명세를 치르는 분이다. 그래서, 인터뷰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40대에는 매일 1시간 운동을 해야 아름다움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50대가 되니 매일 3시간을 운동해야 한다고.


  그러면 하루에 세 시간이나 운동을 하는 데 쓸 시간이 없는 나는 운동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하루에 한 시간을 만들기도 어려운데. 일단 내 방식대로 시작했다. 유튜브에서 요가 선생님들 동영상을 보며 어떤 분의 목소리와 의상이 내게 맞나,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나 검색을 했다. 에바 요가 선생님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처음엔 10분 하기도 버거웠다. 처음 해 보는 자세를 취하면 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근육이 부들부들 떨렸다. 뻣뻣한 팔과 다리는 나무토막과 다르지 않다. 아, 이렇게까지 힘들게 몸을 비틀어야 하나. 회의가 느껴질 무렵, 목과 어깨 풀기 요가를 따라 했는데, 너무너무 시원했다. 비싼 마사지보다 더. 그날 이후로 나는 요가의 신봉자가 되었다.


  매일 요가를 하지만, 어제 했던 동작이 오늘 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다. 물론 하루하루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그래도 몸은 서서히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 물론 운동을 더 많이 하면 좋겠지만, 하루 24시간 중 3시간을 운동에 쓰려면 그 일이 본업이어야 가능하다.


도구로써의 몸

 

   1928년 생 현역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선생님은 매일 아침 45분 간 스트레칭을 하신다 하고, 올해 100세가 되신 김형석 박사님은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수영을 하신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삼십 년 넘게 매일 한 시간 정도 달리기나 수영을 한다고 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무리 없이 일을 하기 위해 건강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하루에 45분~한 시간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해 주면 되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겠다. 몸은 가장 소중한 도구니까, 매일매일 공들여 기름치고, 깨끗하게 닦고, 움직여 부드럽게 한다.


  그다음으로는 먹는 것. 잠을 자는 시간을 하루 6시간이라고 치고,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이 18시간이라고 하면, 그중 생산성 이외에 가장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것은 '먹는 행위'이다. 먹기 위해 장을 보고, 재료를 씻고, 자르고, 다듬고, 조리하고 설거지하는 과정을 다 하려면 한 끼에 두 시간 정도 들어간다. 아무리 간단한 아침도 뒷정리까지 30분은 써야 한다. 대화라도 나누려 치면 한 시간. 저녁에는 두 시간 정도 들어간다. 그럼 하루에 적어도 세 시간.   


  왜 하루는 24시간 밖에 없어서 이런 고민을 하게 하는 걸까. 정해진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하려면 각 작업의 숙련도를 높여,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품질의 결과물을 얻어야 한다. 자기 분야에 숙련된 장인일수록 자신만의 도구가 있는 법이다. 내 몸은 곧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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