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나를 걱정하는 사람
몇 년 전 발마사지를 배울 기회가 있었다.
인도에서 발마사지는 생소한 봉사 방법이긴 하지만 발마사지를 통해서 굳게 닫혀있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번 봉사자 훈련을 할 때면 내가 발마사지를 가르친다.
의도치 않게 발마사지 선생이 된 것이다. 봉사자들에게 발마사지를 가르쳐 줄 때 마다 부모님이 생각났다.
‘그래. 다음에 한국가면 꼭 부모님 발마사지를 해 드려야지.’
그리고 한국을 방문 했을 때 부모님께 발마사지를 해드리겠다고 했다.
아빠 엄마 모두 부끄러우신지 한사코 안 받으시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난 엄마를 반 강제로 눕게 하고 발마사지를 시작했다.
“엄마 이게 얼마나 시원한 지 아니껴? 사람들이 받으면 또 받고 싶어서 다시 찾아오는 그런 마사지야. 딸래미가 해 준다고 할 때 받으셔.”
“아이고 알았대이. 해봐라.”
나는 최선을 다해서 엄마 다리를 마사지 했다. 엄마의 피곤함을 다 보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30분의 마사지가 마쳐졌다.
그래도 발마사지를 가르친 지 벌써 몇 년이나 된 발마사지 선생으로 분명 엄마가 만족하는 얼굴로 날 보실거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 처럼 너무 시원하다 거나 마사지를 잘한다는 칭찬을 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사지를 다 받은 엄마 얼굴이 매우 불편해 보였다.
“엄마! 시원하지 않니껴? 피로가 다 날아가는 것 같지 않아?”
난 구수한 안동 사투리를 쓰며 엄마의칭찬을 유도했다.
뭔가 불편함을 표현하는 업마의 표정 사이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 옥아. 니 이거 하루에 몇번씩 하는데.마사지 받으니까 좋기는 하다만 30분씩 이렇게 마사지 하면 니 손 다 망가지겠네. 됐다. 이런거 하지 마라.”
처음이었다. 나의 봉사를 받고 기뻐한 사람은 있었어도 그런 날, 내 손을 걱정하는 사람은 엄마가 처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첫 아이를 출산 했을 때도 그랬다. 모두가 첫째 성민이를 보며 기뻐할 때 엄마는 긴 산통을 겪여서 두 눈에 핏줄이 터져 토끼눈을 하고있는 나를 보고 속상해 하셨다.
모두가 축하해 줄 때 나를 걱정해주던 엄마는 그때도 지금도 그대로였다.
엄마는 그렇게 항상 내 편이었다.
오늘은 엄마에게 하트표 듬뿍 담은 메세지를 보내야겠다.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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