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언젠간 겪었을 시기
#활발한 성향, 직장의 피로
이십 대 후반의 신입 직장인입니다. 겨울에 퇴근하고 해가 진 걸 보며 많이 느꼈어요. 하루 종일 회사에 있단 걸요. ‘얼른 퇴근하고 쉬고 싶다.’, ‘주말이 빨리 오면 좋겠다.’란 생각을 많이 하죠. 원래 활발하고 외부 활동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장시간 한자리 앉아 있는 데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것도 같아요.
#방황, 이상과 현실
완전히 원하는 직무는 아니지만 이젠 안정을 찾아야 한단 생각에 취업했어요. 대학교 졸업 후 여러 번 이직했어요. 전공을 살린, 진심을 다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현실에선 제가 꿈꾸는 직업을 만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함에 방황을 많이 했어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더 정확히는 하고 싶은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수많은 노력, 불안한 결과
나이나 직장이 중요치 않단 걸 알면서도 스스로 위축되었던 것 같아요. 학생 땐 진로에 고민이 크게 없었어요. 그냥 열심히 살았어요. 학생회와 대외활동, 3가지 전공 이수까지 일과를 가득 채웠죠. 그게 뿌듯하고 재밌었고, ‘난 뭘 해도 잘 될 거야’란 자신감이 되기도 했죠. 그런데 막상 진로를 결정할 시점이 되니 목표 없이 바쁘기만 했더라고요. 친구들은 이미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는데, 전 이것저것 하느라 졸업도 1년 늦었고, 여러 번 이직하며 헤매고 있었죠. 제가 원하는 직무는 무기 전환 가능성이 없고 계약직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더 조급했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다 생각했는데, ‘인생을 헛 산 건가’, ‘내게 남은 건 무엇이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회의감이 들었죠.
#소진의 타이밍
제게 직장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중요한데 삶에 크게 관여하진 않았으면 해요. 이전엔 재밌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니 점점 보람보단 안정을 찾고 싶더라고요. 물론 원하는 일을 하려면 경력을 쌓아 이직할 수도, 시험을 준비할 수도 있었어요. 근데 이십 대 후반에 들어 또 준비를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미 지쳤던 것 같아요. 점점 일은 삶의 일부, 생계수단으로 생각하게 됐죠. 그래서 현재 가진 걸로 할 수 있는 직무, 정규직 근무가 가능한 곳에 입사했어요.
#불안, 언젠간 겪어야 할 시기
하고 싶은 것 하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안정적이고 평범한 삶을 찾고 싶었어요. 순서를 바꿨어요. ‘우선 최소 3년 정도는 경력을 쌓자. 그런 다음, 나와 진로에 관해 다시 탐색하자’로요. 이젠 직장에서 경력 쌓으며 주말과 휴일을 하고 싶은 일로 채워가고 싶어요. 졸업 후부턴 쭉 불안의 연속이었어요. 근데 어차피 언젠간 겪었어야 할 시기 같아요. 미리 겪었을 뿐이죠.
회사에선 맡은 바 일 착착 잘하고
여가 시간은 여유롭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