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후반, ‘이것’으로 일상을 채워요.
매일 꿈을 펼치는 60대 후반 여성입니다.
눈 뜨는 것만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오래전 좋아했던 피아노도 다시 연주하고,
치매 예방을 위해 늘 새로운 걸 배워요.
젊은 사람들과 모임도 자주 갖고요.
#모든 걸 앗아간 외환위기
30대 중반 즈음 레스토랑을 운영했어요. 80평짜리 건물에 월세 300만 원씩 내던 가게였는데, 외환위기가 왔어요. 남편 직장 잃고, 가게 폐업하고 직원들 인건비와 월세 감당하느라 돈, 집, 정말 모든 걸 다 잃었어요.
#이겨 내야만 했던 이유
딸들이 어려움을 감당하게 둘 순 없었어요. ‘모든 걸 잃었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마음 다잡았죠. 화장품, 그림책 싸 들고 집집마다 외판 다니고, 남편도 국내엔 일자리가 없으니 위험 무릅쓰고 자원해 3년간 이란에 해외 파견을 갔어요.
#위기와 도전 그리고 기회
포기하지 않고, 남들이 꺼려 하는 거라도 도전하면 기회는 또다시 찾아와요. 지금은 건물도 갖고 있고, 코로나 땐 세입자 부담 없이 도움 줄 수 있을 만큼 여유도 생겼어요. 외환위기를 계기로 남의 손, 남의 집 빌려 장사 안 한다 다짐했고, 절대 무모한 투자는 하지 않아요. 많이 배웠죠. 그때 겪지 않았다면 또 언제 어떻게 어려움을 겪었을진 알 수 없죠. 남편도 해외 파견을 계기로 정유 감독관을 맡게 돼서 가정이 더 안정될 수 있었어요.
#또다시 시련, 담대함
몇 년 전엔 작은 아이가 큰 수술을 받았어요. 병원에선 100% 후유증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발 살아만 주길 바랐어요. 처음엔 제가 먼저 무너질 것 같았는데, 곧 담대히 마음먹었어요. 엄마니까 괜찮았고, 엄마니까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아이가 잘 견뎌줘서 수술도 잘 끝났고, 회복에 좋은 걸 함께 배웠어요. 영어, 고스톱, 포커 등등요. 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회복했고 얼마 전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했어요.
#어려움에 맞서는 법
늘 순간순간 그러려니 순응하려 해요. 어떤 일이 와도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어려움이 닥쳐도 순응하며 살았어요. 그리고 항상 저에게 유리하게 생각하려 하죠. ‘눈 뜨는 것 하나도 행운이고 그만하면 다행이다’, ‘나는 정말 행운아고, 뭐든 할 수 있다.’ 이렇게요.
#할머니의 꿈
아이들 결혼 다 시키고 보니 어느새 세월이 많이 흘렀더라고요. 속으로 이제 모든 걸 포기할 나이가 아닐까 했었어요. 근데 우리 손녀가 그러더라고요. “할머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래서 다시 생각했어요. ‘아직 더 커야 해. 나는 종착역에서 뒤돌아보는 사람이 아니고, 희망을 보고 꿈을 이뤄가는 사람이 돼야겠다.’
지구가 건강하고 하늘도 깨끗하고 청량했으면 좋겠고, 인간과 어우러져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