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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닮녀 Oct 30. 2022

다만 시간이 걸릴 뿐, 희망은 늘 함께 하고 있어요.

이 세상에 꽃이자 나비인 우리 모두에게

고치는 중요한 단계란다.
일단 고치 속에 들어가면 다시는 애벌레 생활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고치 밖에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나비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란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야!

꽃들에게 희망을(트리나 폴러스 글, 그림/김석희 옮김/ 시공주니어 p.76)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여러 차례 해 왔다. 완전한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나만의 해답을 찾아 나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래서 더 답답한 때가 많다. 이미 시작해버려서 포기하고 싶지는 않고, 또 내가 이 만큼 좋아하는 일이 또 다른 게 뭐가 있을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선뜻 생각나지 않는다. 고치 안에 갇힌 애벌레처럼 답답한 날들도 많았다. 내가 내뿜고 있는 이 실이 과연 나를 더 단단한 고치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해줄 것인지, 아니면 나를 옭아매는 덫이 될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두텁고 딱딱한 고치가 완성되어 나를 둘러싸고 나니, 이제 밖에서는 아무 일도 없이 나의 삶은 평탄하게 흘러가겠거니 넘겨짚곤 한다. 하지만 그게 아닌 것을. 아직도 나는 고치 속에서 나비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애를 쓰고 있다. 이쪽 날개와 저쪽 날개의 균형을 맞추려고 애를 쓴다.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어 날개를 펼치는 날이 오리라 믿으며 나비다운 자태를 만드는데 주력을 다하며 살고 있다.



마지막 부분,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야!라는 말이 참 좋았다.

매일매일 밥 먹고, 엄마의 역할을 하며 그 와중에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며 뚜벅뚜벅 걸어가는 내게 따스한 위로가 되었다. 한 줄기 빛처럼, 희망이 되는 말이었다. 그래 시간이 걸릴 뿐이지. 언젠가 나는 목적지에 도착할 거다.




뜬금없이 딸이 나에게 물었다.

"엄마, 사람이 진짜 죽는 게어떤 건지 알아?"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이지 하는 표정으로 나는 딸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표정에서 질문의 의도를 읽어보려 했지만 아이는 쉬이 그 의도를 알려주지 않았다. 어느덧 십 대가 되어 모르는 척 연기도 꽤 잘한다.

"글쎄, 사람이 죽는 게 죽는 거지. 숨을 안 쉬고 죽으면 죽는 거 아니야? 심정지? 뭐 그런 거?"

딸은 엄마가 맞추지 못한 사실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아니, 희망을 잃었을 때."

아. 희망이 없으면 죽은 거 구나. 숨을 쉬며 살고 있는 우린 모두 크든 작든 희망을 갖고 있는 거구나.




그래, 희망.

언젠가 나는 나비가 될 거라는 희망, 단지 시간이 걸리는 중이라는 희망, 나는 그렇게 훨훨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 나는 살아 숨 쉬고 있고, 딱딱한 고치 속에서도 꿈꾸며 하루를 바삐 채워가는 중이다.  별 볼 일 없는 딱딱한 껍데기 속에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도, 그 안에서 나는 꿈 꾸고 매일 똑같은 일을 꾸리고, 더 많은 것을 꿈꾸며 희망을 키우고 있다. 그렇게 나는 매일매일을 잘 살아가고 있다. 희망과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말이다.



시련에 흔들리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당신에게 희망이라는 단어가 늘 함께 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의 꽃이자 나비. 그런 우리에게 희망이 깃들기를.


그 소중한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어 본다.

 희.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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