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생활체육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위해,라고 쓰고 거울 속 보디빌딩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내 모습이 영 어색하기만 했던, 실로 고된 시간이었습니다.
왜 요가는 생활체육 전문 분야에 없는 것일까, 한탄하면서요.
여러분!
요가가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 한번 해보시라니까요!!!
하면 요가도 국민 생활체육 반열에 오를 수 있으려나요? 하하하.
100시간 요가 지도자과정 수료했어요
아무튼 한동안 운동과 시험을 이유로글쓰기와 책을 멀리했어요.미안하지만 가족들도요.
엄마로서, 그리고 아내로서 최소한(?)의 역할, 즉, 먹이고 공부시키고 각종 기계와 집안일을 분담하며 깨알같이 시간을 나누어 썼습니다. 하지만 합쳐보면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참 저는 이렇게 늘 열심일 수밖에 없나 봅니다.
저를 아는 어떤 그룹에 가도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항상 있습니다.
모모 씨, 진짜 대단해요. 어떻게 애 셋 키우면서 돈 벌면서 운동하고. 시험 준비하고.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
생각하면이렇게 열심히만 사는 게 너무 미련한 거 아닐까,찔리기는 합니다만. (사실 저는 요가도, 글쓰기도, 집안일도 딱히 잘하는 게 없..거든요..)
이런 나에게 스스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저 난 이렇게 사는 게 익숙할 뿐이야.
라고요.
게다가 이렇게 소중한 세 개의 공만으로 내 시간을 온전히 저글링 할 수 있다는 게 그 무엇보다행복합니다. 세 개의 공 중에 '요가' 대신 '회사'가 있던 시절이 있었죠. 당시의 나는 그렇지 못했어요. 내 시간을 통째로 저당 잡힌 대가로 두툼한 월급봉투와 손바닥만 한 명함을 교환한다는 것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마치 하고 싶은 일을 15년 동안이나 미루어온 것같아, 항상 바빴음에도 대단히 내가 게으른 사람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요가와 글쓰기는 양손에, 가족은 머리 위에 이고 저는 오늘도 하루를 살아냅니다. 잠시 어느 한쪽으로 추가 기울어 무거울지라도 나에겐 어느 하나를 멈출 수 있는 자유와 그걸 응원해 주고 받아들여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요.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라는 책에서 황선우 작가는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라고 썼습니다.
이제 요가와 운동과 공부로 바빴던 3개월의 시간 뒤로 무엇이 내 시간을 가득 채우게 될지 설레는 중입니다.
곧 여름방학을 맞을 아이들을 위한 시간이 될지.
그동안 못 읽은 책들과 글쓰기로 여유를 누리게 될지.
마침 출강 중인 요가 수업 2곳의 계약이 곧 끝나는군요. 여전히 요가 구인 사이트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들여다보다 흠칫거리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