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인당수 16화

16. 면이불

by 미히

심청은 천천히 눈을 떴다. 부드러운 면이불 속에 몸을 뉘인 채,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공기, 익숙한 침구의 냄새, 그리고 익숙한 소리들이 그녀의 감각을 깨웠다. 그녀는 곧 자신이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꿈이었나...’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용궁에서의 모든 일이 그저 꿈이었을까? 너무도 생생하고, 너무도 끔찍했던 기억들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심청은 옆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심청아, 정신이 드는 게냐.”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심청은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안대를 쓰고 있었고, 손으로 딸을 더듬으며 그녀의 기척을 느꼈다. 그의 목소리는 따뜻했고, 그 속에는 안도감과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심청은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아버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심청은 눈물이 터졌다. 심봉사는 딸을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심청아…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품속에서 심청은 그 모든 고통과 공포, 그리고 안도가 뒤섞인 감정을 눈물로 흘려냈다. 용궁에서의 끔찍한 경험들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그녀는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품속에서 조용히 흐느끼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는 그런 심청을 가만히 품에 안고,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심청은 한동안 말없이 그 따뜻함을 느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질문들이 떠올랐다. 도대체 어떻게 그녀가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아버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심청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아버지?” 심청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버지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나지막이 대답했다. “연안으로 떠밀려왔단다. 아마도 용왕님께서 너를 보내주신게지."

‘용왕님이 나를 보내주었다고? 그 끔찍한 용왕이?’ 그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가, 아버지의 눈을 떠올리며 다시 물었다. “아버지의 눈은요?”

아버지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눈은 고칠 수 없었단다. 아마도 평생 동안 그럴 것이야. 하지만 괜찮다. 내 딸을 다시 얻게 되어 참 기쁘구나.”

심청은 아버지의 말에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요, 다시 만나서 정말 기뻐요, 아버지.”

아버지는 그녀의 손을 한 번 더 잡고 부드럽게 웃었다. “가서, 요깃거리를 좀 가져오마.”

심청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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