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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유 Sep 25. 2024

이런 가을맞이

- 벌써부터 가슴 시린 가을

이미 와 버린 가을을 어쩌란 말이냐

선선한 바람에는 옷깃을 세우면 되고

쓸쓸한 마음은 한 잔 소주잔을 기울이면 될 뿐

네가 가고 없는 이 계절에

언제 다시 봄을 마주한단 말이냐




그렇게 거세게 쏟아붓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간은 흘렀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인가 싶다가

곧 찬 바람이 몰아치겠지.

무덥다 무덥다 해도 이토록 어려운 시절엔

여름이 함께 견디기엔 좋은 계절이다.


올 겨울에는

또 얼마나 가슴 아린 사연들이 들려올까

벌써부터 가슴 시리다.


아침 일찍 잠깐 나섰던 남강

이제야 가을임을 알리며 서늘한 기운으로

없는 옷깃을 다시 여미게 하고

괜스레 스산함을 주며 몸속까지 차갑게 하더라.


짙은 아메리카노 같은 흙탕물이 꾸역꾸역 밀려나가고

드러누운 버드나무 가지는 반쯤 물에 잠겼지만 

이제 하루이틀이면 곧 원래의 그 맑은 물을 보여 주리라.


무더위에 움츠렀던 기지개를 켜고

짧은 가을을 만끽하러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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