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바다에서
된서리가 내린 아침
지난밤의 어둠을 떨치지 못한 바다는
안갯속에서 낮은 숨을 고르고 있었다
눈앞을 흐리게 하는 하얀 입김 사이로
겨울은 말없이
자신의 무게를 묵은 파도 위에 얹고
그 끝을 바라보던 나는
스러져가는 것들이
왜 더 또렷하게 가슴에 남는지
끝내 묻지 못했다
새벽은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다가
물결처럼 흩어지고
흐림 속에서만 들리는
파도의 숨결은
지난밤 너의 목소리처럼
둔탁하게 가슴을 두드렸다
겨울의 바다 앞에 서면
나는 늘
다시 오래된 이별 하나
파도에 떠밀어 보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