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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유 Oct 14. 2024

내로남불이다

강약약강의 찌질이들 4

색안경을 끼고 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세상사이다.

어떤 기준의 색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 기준의 이쪽저쪽에 포함되는 사람들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왕이면 공동체 속에서의 삶을 그 기준으로 삼아서 자신에게는 조금 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조금 더 유연한 시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아침 아이를 등교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진양교 아래를 돌아 좌회전하면서 예술회관 쪽에서 하행하는 차량들과의 합류길이다.

조금 앞쪽에서 주행 중이던 과학 5호기가 앞차인 소형차의 차선변경을 용납해주지 않는다.

나중에 보니 정작 지놈도 대학병원 쪽으로 차선변경을 해야 하면서 왜 그러는 것인지.

이따금씩 보면 누군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못하는 차량이 있는데, 딱 그런 차량이다.


결국, 앞차는 서행을 하면서 내 앞에서 차선변경을 했다.

이번엔 내가 차선변경을 해야는데, 일부러 하지 않고 그놈의 앞쪽에서  그놈의 차선변경을 못하게 해 봤다.

그럼, 내 차 뒤로 차선변경을 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근데, 이놈이 옆에서 계속 빵빵댄다.

나 같으면 뒤로 갈 텐데, 막무가내이다.

야 그러든가 말든가.

결국 이놈은 차선변경을 하지 못했다.

나도 그렇고,.

나야 조금 더 가서 돌아오면 될 일이다.


신호가 바뀌고, 집으로 돌아오는 우회전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왠 놈이 앞을 막는다.

설마 했더니 아까 그놈이다.

아마도 이따금씩 이놈처럼 차선변경을 하지 못하면 진양교로 올라가는 중간에서 중침을 하는 차들이 있는데, 그들처럼 거기서 돌려온 모양이다.


차를 세우니, 40대로 보이는 한 사흘은 굶은 듯한 삐쩍 마른 멸치대가리 놈이 얼핏 봐도 씩씩대며 운전석 창문을 두드린다.


"아저씨(아이씨?), 무슨 운전을 그리 하요?"

창문을 내리려다가 문을 열고 내렸다.

순간 나만의 느낌인지 기분인지.

그놈의 얼굴표정이 조금 바뀐 듯하더니.


"운전을 그리하심 안 되는 거 아닙니까?"

... 그러는 거다.


"당신이나 똑바로 해요.

그래서 이렇게 길을 막고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운전을 잘하는 짓거리요?"

그랬더니.


아무 말 없이 지놈 차로 돌아간다.


찌질하기는...

저런 놈이 내가 여자였으면 목청을 높인  짓거리에 헛소리를 마구 지껄였을 것이다.


제발 이렇게 찌질하게 살지 말자.

ㅡ 그나저나 살을 빼야 는데, 더 불려야 할 듯하다.

ㅡ 손등부터 팔뚝에는 뱀이나 호랑이한 마리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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