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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ica Feb 11. 2023

절망

그 진공의 시간


찬란하던 태양의 빛도 시간이 되면 사그라든다.

약속한 것도 아닌데 그 어느 약속보다 잔인하게도 빛은 타올랐다가 사그라든다.


모든 힘과 희망이 저녁노을과 함께 땅속으로 스며들어 없어져버리고 , 빛이 사라진 어두운 밤처럼 나의 세상도 땅속으로 꺼져버린 것 같을 때.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이 가슴에 가득 고여있는 것만 같을 때.

해보지 못한 말들과 꿈들이 구겨진 깃털처럼 겨드랑이 깊은 곳에 접혀있는 그때.


그런 때에는 무얼 해야 할까?

나는, 나는, 나는..이라는 말을 되뇌면서도 그 말의 완성을 하지 못할 때.

현실에 갇히고, 모든 시간들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그때.


무엇으로 나를 설명하고 무너진 나를 일으켜 세워야 할까.


작은 관 속에 나를 눕혀놓은 듯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린 시간이 나를 엄습할 때.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를 지나쳐 바쁘게 흩어져 제 갈길을 재촉하며 멀어져 갈 때.

스치는 따스함도 제대로 붙잡을 수 없이 나의 영혼이 메말랐을 때.


지금, 내가 나에게 베풀 수 있는 온기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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