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우주 관람차_ 마지막 운행을 마친 우주 관람차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아이의 시선과 상상력으로 우주 관람차는 정말 우주로 떠납니다. 그리고 다가온 미래, 우주 관람차 대신 VR 우주관람차가 생기지만, 세상은 달라졌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소중히 이어지죠. 둘찌는 이 그림책의 숨은 의미까지 찾는 것은 어려워했지만, 우주로 간 관람차와 외계인은 재미있어했어요. 아, 그리고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며 관람차에 대해 알게 되어 다른 책 속 그림을 보고 “아, 관람차네!”하고 말하는 둘찌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관람차의모습은 알고 있었지만, ‘관람차’라는 어휘를 제대로 익혔어요. 의미를 알고 있어도 정확한 어휘를 아는 것 또한 문해력 발달에 중요한 일이랍니다.
2. 엉뚱한 샴푸_ 일반 샴푸는 눈에 들어가면 따가워서 머리 감는 것을 싫어하는 주인공이 마트에 갔다가 엉뚱한 샴푸를 보고 구입해 집에서 사용해 봅니다. 그랬더니 로켓 샴푸를 쓰면 로켓으로, 장수풍뎅이, 펭귄 샴푸를 쓰면 각각 장수풍뎅이, 펭귄이 되어 버리는 신기한 일이 벌어져요. 단, 물로 헹굴 때 까지만요! 공룡 샴푸를 쓴 아빠는 공룡이 되어 집을 뚫고 거대해져 버리는데요. 과연 아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주인공은 엉뚱한 샴푸를 계속 쓰게 될까요? 엉뚱맨의 계획대로 될 것인지, 다른 시리즈도 궁금해 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3. 어디가 이상해?_ <ㅇㅇ 100층짜리 집>과 같은 작가라는 것을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의 그림책이랍니다. 쌍둥이 어디와 이상해의 그림을 살펴보며 어디가 이상한지 찾는 그림책인데, 그래서 그림책과 상호작용하기 알맞아요. 계속 독자에게 질문을 하기 때문에 이상한 점을 찾아보며, 왜 이상한지 이유도 말하게 되기 때문이죠. 둘찌도 하나씩 열심히 찾으며 나에게 이 부분이 왜 이상한지 말해주느라 오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둘찌가 정말 재미 있어한 그림책이었어요.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줘도 될까요?
둘찌와 잠자리 그림책 읽기를 하다보면, 같은 책을 계속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다양한 책을 읽히고 싶지만, 아이는 자신의 흥미에 따라 책을 골라오기 때문인데요.
보통 편식이 안 좋은 것처럼 편독도 안 좋게만 느껴지죠. 그런데 대학원에서 읽기 발달 단계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을 지루하게 여기지만, 유아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복하는 것을 즐기고 익숙해짐에 따라 편안함을 느끼게 되죠.
morrow라는 학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복 읽기를 한 유아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하여 반응의 종류도 다양하고, 표면적 의미에 대한 반응보다는 해석적 반응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과를 예측하며 경험과 이야기를 연결시키고, 정교한 평가와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고 해요.
그러니 아이가 자꾸만 같은 책을 가져온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는 자신이 선택한 책을 이렇게 보기도 하고, 저렇게 보기도 하며 계속 즐거워할테니까요.
이미 여러번 반복 읽기를 한 책이라면, 책을 읽는 활동에 아이를 참여시켜보고, 아이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해 보시는게 좋습니다. 그동안 놓쳤던 그림 등 다양한 관점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유도해보신다면, 아이는 조금 더 깊이있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수박 겉 핥기’식으로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한 권이라도 깊이 있게 읽어보는 것이 아이의 문해력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