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4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by 릴리포레relifore

DAY10


둘찌에겐 무리,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 엉덩이 탐정을 읽어주고, 오랜만에 요청이 들어와 큰찌는 아무도 지나가지마!를 읽어주었어요.

(무리는 그동안 많이 소개해서 피드에서는 제외했어요.)

1.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_문승연 글, 이수지 그림. 순수한 아이 둘의 놀이가 그림책으로 탄생했습니다. 진이와 훈이가 서랍 속에서 찾은 페이스 페인팅 물감으로 얼룩 고양이와 인디언 추장으로 변신해서, 놀이를 하며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죠. 구성이 독특한 것도 재미있지만 역시 이수지 작가의 그림이 너무 멋져서 그림 감상만 해도 황홀! 이 책은 친구에게 아이들을 위한 선물로 받아서 읽을 때 마다 더 의미있어요.


2. 아무도 지나가지 마!_책의 내용도 훌륭하지만 지면을 나누어 구성한 것이 너무 멋진 그림책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장군은 책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명령을 내리죠. 명령을 받은 군인은 책 한가운데에서 서서 아무도 지나가지 못하게 막고, 책 속의 많은 등장인물들이 황당한 이유에 화가 납니다. 책 왼쪽에는 오른쪽으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가득차고… 그런데 순간!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공이 책 오른쪽으로 넘어가는데…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무도 지나가지 마!는 민주주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책이고, 등장인물들이 지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발상 자체도 신선하고 독특합니다. 또, 등장인물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저마다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다르죠.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숨은 재미랍니다!


3. 엉덩이 탐정_정말정말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추리를 하는 스토리 자체도 너무 재미있지만, 스스로 엉덩이 그림도 찾아야 하고, 미로도 통과해야 하는… 그런 미션들을 해결하는 것이 쏠쏠한 재미입니다! 5세때는 엉덩이 10개를 오래 찾더니, 6살이 되자 마지막 장에 해답이 있는 것을 알고는 자꾸 들춰보며 찾아요. ㅎㅎㅎ 근데 그럼에도 매번 재미있어하며, 계속 찾는 것도 신기하죠.



*가끔씩 10살 첫찌에게도 책을 읽어줘야 한답니다. 아이가 혼자 책을 읽게 되면 부모가 ‘스스로 알아서’ 하기를 바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도 아직 초기 문해력 완성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가끔이라도 아이가 원할 때 아이가 능숙한 독자가 될 수 있도록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기가 필요해요. 읽어주면서 어른들이 어떻게 자기 모니터링을 하고 자기 수정을 하는 지 등의 읽기 기술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고, 둘찌에게 상당부분 뺏겨버린 그림책 읽어주기, 엄마와의 정서적인 교감도 오랜만에 실컷 나눌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엉덩이 탐정, 100층짜리 집 등의 인기있는 시리즈 그림책은 거의 사주었어요. 요즘 그리스 로마신화나 go go 카카오프렌즈 등 인기있는 학습 만화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지만 1, 2권은 모두 소장했고요. 다 집에 소장할 수 있으면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없겠지만, 소장을 다 못할 경우 첫번째 권은 꼭 사주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인기있는 책은 이미 어느 도서관이든지 너무 많은 대출로 인해 훼손이 많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장을 하면 아이가 ‘내것’이라는 소유의 긍정적 의미, 내것이니까 눈치보지 않고 읽어도 된다는 ‘자유로움’을 충분히 가지게 해줄 수 있어요. 또 구겨지거나 찢겨있지 않고 모든 그림, 글씨가 잘 보이는 훼손되지 않은 책으로 온전히 책에 흥미를 느끼고 그 세계에 빠져들게 해 줄 수 있답니다.





DAY 11


오늘은 새로 구입한 책들이 도착해서, 새로 산 책들 읽기!

새로 구입한 책들은 큰찌도 궁금해 해서 함께 읽어줍니다.

1.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_무려 이 책은 1991년 1쇄를 찍은 책이랍니다. 그 이후로 49쇄 인쇄된 책이니 그야말로 스테디셀러죠! 저는 이 책을 대학교 3학년때 수업에서 만났는데(내가 그림책과 제대로 조우하게 된 그 수업!) 이 책을 읽고 내용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빨래를 좋아하는 엄마가 아이들, 소시지, 고양이도 빨아버리고 착착 줄에 널어 놓고… 도깨비까지 빨아서 말렸더니 눈, 코, 입까지 사라져서 아이들이 예쁘게 그려준다는 장면은 정말 신박하고 재미있게 느껴졌죠. 그런데 우리 아이들도 그럴까요? 큰찌는 어제 ‘이 엄마 너무해! 나는 이 엄마를 빨아 널고 싶어.’라고 했고, 둘찌는 우르르 여러 도깨비들이 나도 빨아주세요, 하며 찾아오는 부분을 재미있어 했답니다. 같은 책을 함께 나누어도 이렇게 생각들이 다르다니 정말 그림책의 세계는 놀라워요.


2. 꽁꽁꽁 피자, 꽁꽁꽁 아이스크림_ 꽁꽁꽁 시리즈는 윤정주 작가의 그림책으로 냉장고 속 여러 먹을거리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피자는 일하고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위해 송이가 피자를 남겨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계란 때문에 피자가 사라지고, 모두 합심해서 새로운 피자를 만들어 내는 이야기죠. 꽁꽁꽁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손님이 떨어뜨리고 간 아이스크림을 모든 아이스크림들이 구출해 내는 재미있는 이야기랍니다. 둘찌가 꽁꽁꽁 아이스크림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반납을 한 뒤에도 너무 읽고 싶어해서 구입했어요! 구입하는 김에 같은 시리즈 중 다른 책 꽁꽁꽁 피자도 함께 구입했죠.



*꽁꽁꽁 아이스크림과 꽁꽁꽁 피자를 읽어보려고 하니, 둘찌가 집에 있던 꽁꽁꽁 책을 들고 왔어요. 같은 작가의 시리즈 느낌의 그림책이라 생각이 난 것 같습니다. 최근에 나온 꽁꽁꽁 아이스크림에 보면 다른 책에 나오는 송이 엄마도 등장하고 호야 아빠도 등장해서 작가의 캐릭터들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죠.


*문해력의 중요성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서 요즘 너도나도 유아, 초등학생들의 어휘력을 걱정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문제집이 많이 나오고, 어휘력 달력 등 제품들이 많이 나왔죠. 그러나 어휘력을 우리 어릴 적 숙제처럼 전과에서 10번씩 베껴쓰고, 영어 단어 외우듯이 단어를 익히면 효과가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와 문맥 속에서 어휘를 자연스럽게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랍니다. 그래야 필요한 그 순간 머릿속에서 억지로 문장을 끼워 맞추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발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예요. 그런 의미로 오래전에 출간된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와 윤정주 작가의 꽁꽁꽁 시리즈에서 다양한 어휘, 관용어구들이 나오는 것이 너무 반가웠어요. 이런 어휘들과 관용 표현들을 엄마나 유의미한 어른들이 읽어주고 아이들이 그 책을 좋아해서 그림을 보며 여러 번 듣기만 해도, 아이들은 그 상황에 맞는 어휘를 자연히 습득하게 되죠. ’그림책 읽어주기‘의 여러 좋은 점 중에 또 하나 추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책에 나오는 표현들을 한 번 살펴 볼까요?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_ 억센 팔로 금세 빨아 버렸다. 베갯잇이란 단어도 아이들이 잘 모르는 단어. 눈깜짝할 사이. 쏜살같이 달아났다. 나무에 줄을 매었다. 속이 후련하다. 등

-꽁꽁꽁 시리즈_ 호들갑스럽다. 퍼뜩 정신을 차리다. 단골. 되려 화를 내다. 호통을 치다. 모른척 하다. 등…

둘찌는 어제 단골이라는 말의 뜻을 물어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렇게 다른 어휘, 문해력 문제집 없이도 자연스럽게 그림책으로 익히면 아이의 문해력이 쑥쑥 자란답니다!






DAY12


그저께 구입한 책 중에 3권을 또 들고 온 둘찌.

꽁꽁꽁, 꽁꽁꽁 아이스크림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

꽁꽁꽁 피자만 탈락했네요…

도서관 책 중에 한 권 골라 볼까? 했더니,

정은선 작가의 콩나물을 골랐어요.

1. 콩나물_디자인느낌과 콩나물 머리의 쨍한 색감이 눈에 확 띄는 그림책이었어요. 제가 보기에 서현 작가의 호라이 호라이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할까요? 서현 작가의 계란 후라이와 비슷한 캐릭터 느낌의 정은선 작가의 콩나물 캐릭터. 이런 새로운 느낌의 그림책들은 엄마인 내게는 뭔가 기존의 그림책이랑 다른 이질적인 느낌과 솔직히 무슨 이야기이지?, 하는 느낌이 있답니다. 중심 내용을 기승전결이 완벽한 서사구조 속에서 파악하려는 옛사람의 뇌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럴까요? 반대로 둘찌는 호라이호라이처럼 콩나물의 감각적인 그림들을 재미있어 했고, 꼬물꼬물, 쭉쭉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저번에 읽은 ’쭉‘이랑 비슷하네? 라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함께 읽으면 좋을 비슷한 느낌의 책_ 호라이, 호라이 호라이, 쭉, 옥두두두


2. 꽁꽁꽁, 꽁꽁꽁 아이스크림_ 윤정주 작가의 꽁꽁꽁 시리즈 중에 둘찌는 이 두권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그저께 읽었을 때도 같은 말을 했었는데, 꽁꽁꽁 아이스크림 중에서 왕자콘의 말이었어요. “도토리 키 재기 하고 있네. 우리가 보기엔 니들 다 똑같거든” 이 부분을 읽고 도토리가 어디있는지 그림에서 찾으려고 하는 둘찌. 그저께도 한 번 설명을 해 주었는데, 어제 도토리 이야기를 또 해서 비슷비슷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고 아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짧게 해 주었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왕자콘이 말한 뒷 문장 ’우리가 보기엔 니들 다 똑같거든.‘을 통해 앞으로는 문맥상 유추가 가능할 것 같다는 점이죠. 이렇게 관용어구를 상황과 함께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아이의 어휘력을 쑥쑥 늘리는 비결이랍니다!


3.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_두번째 읽으니 둘찌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알 수 있었어요. 바로 소시지와 아이들, 고양이가 널린 부분! 엄마가 무엇을 빨았는 지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이런 건 안 빨아도 되는데?” 하면서 즐거워 하는 둘찌였답니다!



*콩나물에 적힌 말들과 타이포그래피의 리듬을 따라 읽으면 아이랑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글자가 그림같이 느껴지는 타이포그래피 자체도 작가가 의도해서 그린 그림이기 때문에 훨씬 그림이 풍성하게 읽히는 느낌도 들죠. 온라인 서점에서 찾아보니 같은 느낌의 옥두두두, 도시 가나다 등이 눈에 띄어서 장바구니에 담았더니 또 어느새 두둑! 이렇게 엄마가 새로 발견한 재미있겠다 싶은 책은 바로바로 빌려주거나 사줍니다. 안 그러면 엄마의 기억의 한계로 금세 발견한 책들이 잊혀지기 때문이죠.


*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를 엄마도 두 번째 읽으니 나에겐 나름 익숙한 빨래판과 수도꼭지, 나무와 나무사이에 거는 빨랫줄 (전원주택에 살기 때문에 마당에 수도꼭지가 있고, 마당에 빨랫줄을 널기도 해서 둘찌에게는 나름대로 익숙할 수도 있겠어요.)이 요즘 아이들에게 궁금증과 묘한 이질감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서 예전과 오늘날의 생활을 비교하며 읽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옛날의 빨래 이야기를 둘찌도 너무 신기해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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