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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Mar 01. 2024

그림책 읽기도 결국 꾸준함이 답!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갈까?_ 자주 가는 인터넷 서점에서 신간이라고 소개되었을 때, 너무 궁금했던 책이었어요. 그런데 둘찌가 유치원에서 선물을 받아와서 함께 읽게 되었습니다. 


산타에 대한 본연의 궁금증에 대한 이야기로 읽는 내내 둘찌와 대화가 끊이질 않았어요.

'굴뚝으로 내려올까? 그러면 재가 묻을텐데? 만약 굴뚝이 없는 집이면 어떡하지?'하는 이런 궁금증과 호기심들로 말이지요. 둘찌는 전원주택인 우리집의 상황에 맞추어 산타의 방문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어요.


산타를 기다리는 시기에 아이들과 읽으면 참 좋을 그림책입니다.




*그림책 읽기도 꾸준함이 답!


 짐 트렐리즈는 그의 저서 <하루 15분 그림책 읽어주기의 힘>에서 '한 두 번, 읽어주는 것으로 읽기 습관이 잡힐 거라고 생각하지는 말'라는 어쩌면 '팩폭'과도 같은 단호한 가르침을 전합니다. 


 저 역시 지금 10살인 큰찌 유아 시기를 돌이켜보면 잘 읽어주다가 어느 순간 습관이 흐트러진 상황이 있었어요. 집에 손님을 초대한 밤, 엄마인 제가 지친 밤이나 가족 여행이 루틴을 헝클어뜨리는 시작점을 제공했었지요. 그러나 둘찌가 태어 난 이후, 특히 대학원으로 파견 교사를 갈 기회가 생겨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을 하면서부터는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게 되어 꾸준히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15분 그림책 읽어주기의 힘> 책 속의 그 문장이 정말 마음에 깊게 내려 앉았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글을 읽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의 결과로 그것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죠. 듣고 말하는 것과 달리,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후천적인 학습'이 꼭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읽기'가 자연적인 습득이 아닌, 학습이 동반되어야 이루어지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게된 분들은, 이제 어떻게 '교육' 시킬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선택하시는 것이 시중에 많이 등장한 여러 한글 학습지가 되죠. 그렇다면 TV속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한글 학습지나 문해력 문제집, 웹기반의 한글 교육 플랫폼 등을 활용하면 읽기나 문해력 발달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먼저 답을 말씀드리자면, 그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학습지나 그림카드를 통해 어휘만 따로 익히는 학습, 기계적으로 자모의 이름을 외우고, 한글을 철자하는 학습만 해서는 한글 해득이 되더라도 문해력 신장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읽기에 대한 전반적인 흥미를 잃게 될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이러한 한글 학습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의 교육 목표는 아이가 연속적인 텍스트를 읽으며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구성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학습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유능하고 훌륭한 독자로 키우는 것을 최종 목표로 본다면 더욱 더 이런 방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난 이후, 꾸준하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런 그림책 읽기 시간들을 통해 아이는 문해력에 필요한 많은 요소들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책의 개념을 배우고, 음운 인식 능력을 키우며, 어휘력을 신장시키고, 통사적인 감각을 배우게 됩니다. 엄마(아빠)와 정서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책에 대해 언어적 상호작용을 나누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문해력'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발달시키고 이 시간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짐 트렐리즈가 말했듯, 어쩌다 한두 번 읽어주는 것으로는 제대로 문해력이 자랄 수 없습니다. 그림책 읽는 것은 아이에게 ‘즐거운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라고 해도 그림책 속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습관을 잡는 데에는 부모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집안 일이 많이 쌓여 있어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에서(편안한 곳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그림책을 읽어 주시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이것이 유아시기, 가정에서 아이의 문해력을 자라게 해 주는 데에 최고의 방법이 됩니다.


 부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는 그 소중한 시간을 미루지 마세요.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이 지치고 정신없는 하루의 끝에서 다른 일들에 치여 미루고 싶은 순간이 될 수도 있고, '그 짧은 시간이 무슨 큰 도움이 되겠어?'라며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게만 느껴지는 그 시간들이 모였을 때 아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답니다. 이 시간들이 모여, 아이의 문해력이 제 때에 잘 자라나는 것, 더 나아가 아이가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에 필수적인 영양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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