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거꾸로 임금님_ 몇 백 년전부터 다투고 있는 신기한 거꾸로 나라에 초대합니다. 이 그림책은 그림책을 바로 들고도 읽고, 거꾸로도 들고 봐야 하는 신기한 그림책이랍니다. 계단인데 한 병정은 올라가고, 어떤 병정은 내려가요. 안과 밖이 헷갈리는 성벽이 있기도 하고요. 둘찌가 표지를 보고는 재미있지 않을 것 같다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는데, 읽으면서는 뒤집어 보기도 하면서 그림 속 이야기를 읽어내더라고요. 다 읽고는 너무 재미있다, 하고 책 칭찬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2. 이상한 그림책_ 이 그림책은 글이 없어요. 이상하고 신기한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어느쪽이 위인지 알 수 없는 집, 아래로 흘렀다가 다시 위로 흘러가는 물의 움직임. 안쪽인지 바깥쪽인지 구별이 안 가는 성벽 등 다채로운 신기함으로 가득해요. 그래서 어제 한참동안 둘찌랑 책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골똘히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엄마는 뭔가 머리가 아프지만, 둘찌는 참 재미있고 신기해 하는 시간이었어요.
* 새로운 그림책 작가를 만날 때의 즐거움!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빌려온 날이면 뭔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막상 도서관에 갈 때는 많이 빌릴 계획이 없는데, 이곳 저곳 서가를 돌며 책을 골라오면 매번 삼십권은 훌쩍 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거실 앞 책장에 가득가득 책을 채워 넣습니다. 왠지 모를 충만함을 느끼면서요. 그리고는 거실을 오가며 한 권씩 골라, 반납을 할 때까지 열심히 읽죠. 다시 반납을 해야한다는 이유로 도서관에 가게 되면, 늘 그렇듯 어느새 책을 담기 위해 가져간 가방 한가득 책이 담깁니다.
이렇게 매번 도서관에 갈 때마다 그림책 코너를 탐험하며 새로운 책과 작가를 만나게 됩니다. 둘찌는 이번 도서관 탐험을 통해,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 안노 미쓰마사를 처음 만났어요.
학교 선생님이었던 저자는 수학의 원리를 이용해 3차원인 입체를 2차원인 종이 위에 잘 옮겨 놓아서, 읽을 때 정말 신기하게 느껴지는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이상한 그림책>은 1961년에 프랑스를 여행했을 때에 본 네덜란드의 에스헤르의 그림에서 큰 영향을 받아 불가능한 도형의 이상한 세계를 그린 대표작이라고 합니다. 또, 안노 미쓰마사는 과학과 예술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면 과학과 예술이 일체가 된 세계를 그리고자 노력하기도 하였다네요.
둘찌에게 새로운 작가를 소개해 준 어젯밤이었는데요. 처음에는 관심이 별로 없던 둘찌가 나중에는 신기하고 이상한 그림에 흥미를 가지며,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답니다. 그렇게 둘찌는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그림책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같아요. 그것이 계속 서점이나 도서관에 탐험하러 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저는 이번 도서관에서 <연남천 풀다발>의 전소영 작가를 처음 만났어요. 이 책의 그림들은 작가가 서울 연남동에 살면서 매일같이 홍제천 산책을 하며 본 풀들을 그린 거라고 해요. 정원이나 동네에서 조연급으로 활동하는 이런 꽃과 풀들이 주인공으로 데뷔한 멋진 일러스트도 눈을 사로잡지만, 시 처럼 쓰여진 글들이 마음에 깊게 와 닿았답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 뭔지 모를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또 시작되어 버린 새로운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방향을 잡게 되었달까요. 이 맛에 새로운 작가와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탐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마지막은 제가 처음 만나고 푹 빠져버린 전소영 작가의 <연남천 풀다발>의 한 구절을 전해드리며 글을 맺어보려 합니다.
어느덧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언제나 똑같은 계절은 없다.
반복되는 일에도
매번 최선을 다한다.
올해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