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터널_ 성격이 서로 다른 남매는 자주 티격태격 싸웠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가 화를 내며 밖에 나가서 사이 좋게 놀다오라고 말했죠. 그래서 남매는 쓰레기장으로 갔고, 그러다가 터널을 발견합니다.
동생은 말렸지만 오빠는 터널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오빠를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요. 너무 들어가기 싫지만 동생은 오빠를 찾기 위해 터널로 들어가는데… 과연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2. 숨바꼭질_ 동생 사이와 누나 파피는 숲에서 숨바꼭질을 시작합니다. 파피는 소리를 내어 숫자를 세고, 사이는 숨죠. 그리고 드디어 찾으러 갑니다.
숨어있는 사람과 찾는 사람의 서로 다른 긴장감이 잘 드러나는 일러스트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도 숨바꼭질에 참여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예요. 특히 마지막에 작가가 숲에 숨겨 놓은 그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어서 둘찌가 오랫동안 즐거워하며 읽었답니다.
*결국 그림책은 대화와 소통의 장!
교대생 시절, 필독서와도 같았던 <딥스>를 오랜만에 다시 읽었어요.
장난감도 가득하고, 교구와 교재도 가득한 풍요로운 집에 사는 딥스가 왜 세상에 마음을 닫고 그야말로 ‘이상한 아이’로 자라기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그런 딥스를 치료할 수 있었을까요?
교대생을 지나 교사 경력도 15년이 넘어가고, 아이도 둘을 키우는 엄마가 되니까 이제 훨씬 와 닿았고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겠더라고요. 아이를 아이 자체로 긍정해주고, 교재로 가르치는 게 아닌 진정한 상호작용을 해야한다는 것이 중요하단 거였습니다.
얼마전에 본 다큐멘터리 ‘책맹인류’에서도 코로나 이후 말을 잃은 아이들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주양육자가 집에 함께 있고, 집에 장난감, 책도 많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어떤 아이는 소통이 잘 되고 언어가 발달했고, 어떤 아이는 물음에 맥락과는 다른 말을 늘어놓고 있었죠. 소통이 안되는 아이를 위한 그 때의 해결책도 역시 엄마가 아이와 놀아주는 동안 얼마나 재미있게 놀아주느냐가 아니라,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소통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책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어요.
너무 열심히 가르치려 들면 아이는 자라지 못한다는 진리를 말이죠.
그저 자세를 낮춰 아이의 눈과 표정을 보고, 아이의 반응에 맞는 소통을 이어가야 합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되고, 교육적인 어려운 기술도 필요 없어요. 그저 사랑하는 내 아이를 잘 알고, 아이의 반응과 표정에 따라 움직이고 말하면 됩니다.
이건 그림책을 읽어줄 때도 마찬가지예요.
아이가 고르고,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데까지만 읽어주면 됩니다.
그림책이나 엄마와 소통하려는 아이를 멈추게 하지말고, 아이가 말을 하고 질문을 하면 나를 멈추고 기다려주면 되죠. 그리고 아이의 표정과 반응을 살피고,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 대답을 해줍니다. 아이가 관심있어 하는 그림을 함께 조금 더 들여다 봅니다. 그냥 그렇게 아이랑 걸음의 속도를 맞추어 함께 걷는 거예요.
진짜 단순하고 별 거 없어 보이지만, 그거면 됩니다. 부모가 목표를 세우고 아이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닌, 아이에게 맞춰주는 그림책 읽기 시간, 그거면 충분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