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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 Nov 11. 2024

[결혼 일기 #5] 아기 vs 업무

결혼 4년 만에 어렵게 결심한 가족계획이었고, 운이 좋게 한 번에 바로 임신이 되었다. 임신 테스트기에 2줄이 생겼던 그날은 일요일 아침이었고, 2줄이 보이자마자 바로 남편에게 보여주었다. 놀란 남편은 리액션이 고장 났지만, 함께 이 순간을 즐겼다. 2주 후, 내 생일에 맞춰서 병원에서 임신 확인증을 받으며 인생에서 제일 큰 선물을 받았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에 우리 팀에 새로운 사람들이 입사를 하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막 시작하던 시기였는데, 그 바쁜 시기에 임신이 되었다. 임신 초기에는 몸을 사려야 한다는 말이 많았지만, 주변에서 높은 업무 강도를 수행하면서 건강하게 아기를 낳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임신 기간 동안,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다 괜찮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나의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았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놓을 수 없어서 회사의 업무를 했고, 필요할 경우 밤 10시를 넘기는 야근도 여러 번 했다. 우리 팀에서 내가 제일 오래된 직원이였고, 새 프로젝트는 정체되어 있던 회사를 움직일 정도로 큰 일이였다. 그래서 내가 그 일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내 포트폴리오에 한줄로 그 프로젝트를 가져가고 싶었다. 임신으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면서 업무를 원활하게 하지 못할 경우 내 자신을 탓했다.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지 아쉬워하며 회사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나는 여전히 아기 보다는 업무가 더 좋았다. 엄마만 좋다면 아기도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임신 6~7주차에는 입덧도 조금씩 생겨서 신체의 변화를 몸소 경험하고 있었는데, 주차에 비해서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결과를 들었다. 다행히 회사에서는 병가로 일주일을 쉬게해주었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8주차에 심장 소리를 들으러 갔는데, 심장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바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주셨고 바로 다음주에 수술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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