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잡담 2024년 12월호
너도 청년창업? 나도 청년창업! 8
[ 피노박스 대표 윤성민 ]
고객은 언제나 왕이다.
지난달까지는 위탁판매와 관련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하였고, 이번 호부터는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고객관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고객관리는 일명 ‘CS’(Customer-Service)라고도 한다. 제품을 준비하고 이를 다 판매했더라도, 고객에게 제품을 보내는 그 순간으로 끝나지 않고 고객이 제품을 받고 나서도 신경 써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고객은 왕이다’
너무나 보편적이고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불변의 진리로 자리 잡은 이 슬로건은 CS에 있어서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핵심 모토’이다. 경쟁 시장에서는 모든 것이 고객의 필요에 의해 움직이고 발전한다. 그러니, 위 슬로건처럼 ‘왕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판매자는 다양한 포인트에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내가 실행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왕자님, 공주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기본 마음가짐은 ‘왕’을 모신다는 생각으로 하되, 실제로는 ‘왕자님’, ‘공주님’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고객을 이해하게 하고 만족케 하기 위해 판매자 입장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들의 눈높이를 ‘유치원생’ 정도의 수준으로 맞추어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수준을 깎아내리라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고객에 대한 판매자의 ‘설득력’과 ‘설명력’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상세 페이지나, 제품 관련 설명서를 제작할 때 이러한 마음가짐은 특히 중요하다. 일반적인 성인이 아닌 어린아이들이 보고 구매한다는 생각으로, 보다 쉬운 언어를 사용하고 간단한 설명 등이 주를 이루도록 구성해야 한다.
나도 사업 초창기에는, 제품에 대한 열정을 담아 이것저것 전문적이고도 어려운 내용을 설명서와 상세 페이지 등에 실어, 제품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고객에게 강요(?)한 적이 있었다. 그 시절, 제품에 대한 문제가 생겨 컴플레인을 접하게 되었을 때 고객에게 ‘설명서에 잘 나와 있고 이미 충분한 안내를 하였다’라고 안내하면, 돌아오는 대부분의 대답은 “못 봤는데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였다.
사실, 당시에는 매우 답답했고 화도 났다. ‘아니 이거 하나 이해를 제대로 못 한다는 거야?’나 ‘이 정도는 상식 아닌가?’ 등의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품을 잘 알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해할 수 있어도 제품을 처음 접하는 고객으로서는 전혀 모를 수도 있었던 부분이었다.
키오스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조작에 익숙한 사람은 빨리 이해하고 쉽게 주문하겠지만, 어떤 사람은 너무 어려워서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매장을 찾아온 사람들은 모두 나의 고객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점 때문에 제품을 접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상황을 누군가가 경험했다면, 이 경우는 고객을 맞이할 기회조차 스스로 날려버린 셈이 된다.
설명서나 상세 페이지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 후로는 제품 관련 상세 페이지를 제작하거나 메뉴선택 등에 대한 옵션을 설정할 때 부모님, 조카 등 해당 제품에 익숙하지 않을 주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있다. 그렇게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더 나은 안내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2. 영상자료를 최대한 많이 만들자
제품을 판매하고 나면, 고객들로부터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들을 받게 된다. 어느 정도 말로 쉽게 풀어지는 부분이라면, 그 부분을 잘 참고해 두었다가 상세 페이지에 참고 사항으로 꼭 기재하거나 다음 생산분 입고 때 설명서에 추가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좋은 것은 영상으로 제작해 두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글자를 읽고 생각하거나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것보다는 영상을 통해 직관적이고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특히 영상 플랫폼 ‘YouTube’(유튜브)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피노박스’에는 다양한 영상들이 있지만, 그중 대부분은 제품과 관련한 설명 영상이다. 제품을 조립하는 방법, 파손되었을 때 조치하는 방법, 심지어 청소하는 방법까지. 고객들이 평소 자주 문의한 내용으로 질문이 들어오거나 반복된 답변을 길게 하기 곤란할 때, 1분에서 3분 정도 길이로 ‘Shorts’(숏츠)나 ‘Long Form’(롱폼) 영상을 만들어 그 링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물론 설명서에도 QR코드를 제공하며, 긴 문자 설명보다 영상으로 제품 설명을 바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더불어, 혹시나 있을 나중의 질문에도 미리 대처하기 위해, 상세 페이지에 제품과 관련된 참고 영상들을 미리 올려두기도 했다. 그 결과, CS 문의는 영상 제공 전보다 현저히 줄었고, 제품을 불편해하는 고객과의 마찰 또한 줄어들었다. 오히려, 고객들로부터 “이렇게 친절한 판매자는 본 적 없다”라고 많은 칭찬을 받았다.
판매자인 나는 제품에 대해 워낙 잘 알겠지만, 고객은 무조건 모른다고 생각해야 한다. 고객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을 잘 헤아려 보자는 의미이다. 그리고 고객 중에서는, 심지어 뭔가 불편한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답답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고객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 후 글이나 말보다는 되도록 영상을 통해 해결책을 제공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상세 페이지에 올리면 좀 더 알찬 내용을 구성할 수 있고, 유튜브에 올린다면 구독자도 생길 것이며, 고객에게 답변할 때도 영상 링크 하나만 보내면 되는 등, 꽤 긍정적인 여러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3. 발송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제품을 주문하면, 주문 직후부터 제품이 발송될 때까지 실시간으로 카카오톡 알림톡 등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뭔가 ‘나를 신경 써주고 관리해 주는 기분’이 들게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이런 기분과 비슷한 효과를 전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처음에는, 주문한 고객들에게 내 개인 휴대전화로 그날그날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냈었다. 내 번호를 직접 노출함으로써 고객과의 거리도 좁힐 수 있을까 싶어서, 언제든지 고객들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겠다는 마음을 담아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우리 제품은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주문이 많아지면서 하루에 2백 통에서 3백 통씩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메시지 업무 시간이 늘어나니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처리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의외로 금방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일단 업무용 휴대전화를 별도로 개설했고,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SMS) 무제한 서비스와 연동했다.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SMS를 자동으로 전송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찾아 가입한 후 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판매자로부터 직접 메시지를 받으니 여전히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었으며, 만족한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주변에 홍보해 주기도 했다. 판매자인 내 입장에서도, 제품 발송 안내부터 사용상 주의 사항이나 질문․답변 리스트까지도 한 번에 보낼 수 있으니 CS 관리 업무도 확 줄일 수 있었다.
여기저기 뒤져보고 찾은 후 우리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한 고객들은 모두 소중하다. 그러나, 그들을 모두 직접 대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라도 간접적인 ‘감성 스킨쉽’을 이루어낼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판매자와의 ‘라포’가 형성되었다고 느껴져서, 장기적으로도 좋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
참고로, 문자메시지 내용의 끝에 개인적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붙이면 ‘신경 써서 챙겨주는 느낌’을 나타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자주 받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압축해서 안내할 수도 있고, ‘다른 제품도 이용해 보세요’나 ‘유튜브 채널 구독하시면, 더 다양한 피노박스의 영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와 같은 문구를 통해 추가적인 CS 관리를 손쉽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달 잡담에서는, 판매만큼이나 중요한 고객관리(CS 관리)에 대해 안내했다. 이 글에서 안내하지 않은 몇 가지 포인트들이 더 있긴 하지만, 고객관리의 결론은 ‘고객 입장과 눈높이에 맞춰 조금만 더 생각하면 결국 통하기 마련이다’라는 점이다.
나 또한 판매자이지만,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물건을 구매할 때면, 다른 판매자나 판매처로부터 받았던 좋은 경험이나 인상을 잘 기억했다가 피노박스에 접목해 보고는 한다. 항상 열린 생각과 더 친절해지자는 마음가짐을 갖고 고객에게 다가가면, 고객들 또한 우리 제품과 우리 브랜드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관심은 판매자의 노력에 따라 꾸준히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내년 1월의 잡담에서는, 고객관리와 관련한 몇 가지 실제 사례들을 생생하게 들려주고자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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