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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 Sep 10. 2024

나에게 딱 맞는 테슬라 모델 찾는 방법(인벤토리)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주문을 했다.


선택할 수 있는 게 몇 가지 없었다. 테슬라는 현재 딱 4가지 종류의 차가 있다. (사이버트럭은 예외로 한다)  

승용 2개, SUV 2개인데 모델S와 모델3가 승용이고 모델X와 모델Y가 SUV이다.

각각의 이니셜을 연결하면 S3XY가 되는데 원래 SEXY의 한 글자씩을 따서 차명을 붙이려 했다고 한다. 벤츠에서 ‘E‘클래스가 있어서 E대신 3을 사용했다고 한다.  

승용 중에서는 모델S가 고급형, 모델3가 보급형이고 SUV 중에서는 모델X가 고급형, 모델Y가 보급형이다.  

모델S와 모델X는 1억 2천에서 1억 4천 정도로 고가이고 모델3와 모델Y는 5천에서 7천 정도로 구매가 가능하다.

보급형인 모델3와 모델Y는 다시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각각의 모델은 스탠다드, 롱레인지, 퍼포먼스로 급을 나누고 있다.

보통 스탠다드는 후륜구동에 400km 내외로 주행이 가능하고 롱레인지는 4륜구동에 듀얼모터로 500km 내외를 주행한다.

퍼포먼스는 롱레인지 기반에 주행성능을 더한 모델로 제로백이 3~4초 정도의 슈퍼카급의 성능을 갖고 있다.

고급형인 모델S와 모델X는 4륜 기본형과 플래드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는 우리는 일단 SUV가 필요했다. 모델X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결정적으로 뒷문이 날개처럼 펼쳐지는 팰콘윙 스타일이라 타고 내릴 때 부담스러웠다.

관종이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사고 싶은 모델이긴 하다. 자연스럽게 모델Y로 좁혀졌고 양양 바다 등 차박과 여행을 즐기는 우리는 좀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롱레인지를 선택했다.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의 기본 가격은 6399만 원이다. (2024년 8월 3일 현재) 9월까지 주문할 경우 3백만 원 할인혜택이 있었다.

흔히 테슬라의 차값은 싯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좀 들쭉날쭉하다. 초창기 모델Y는 8천만 원이었던 적이 있다.

중국에서 조립하면서 가격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이렇게 특정 기간 동안 할인을 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타이밍이 좋았다.


모델과 레벨을 선택했다면 이제 외관 색상, 시트 색상, 휠 크기, 오토파일럿 레벨을 선택할 차례이다.   

외관은 화이트가 기본 컬러이고 그 외의 색깔을 선택하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파란색과 검은색은 130만 원 정도이고 그레이는 200만 원 정도, 빨간색과 실버는 270만 원 정도가 추가된다.   

내장은 블랙이 기본인데 화이트 시트를 추가하면 130만 원이 추가된다.

휠 크기는 19인치가 기본인데 20인치로 추가하면 250만 원 정도가 추가된다.


오토파일럿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지만 자동주차와 차량호출등의 기능이 추가된 향상된 오토파일럿을 구매하면 450만 원 정도가 추가되고

풀셀프 드라이빙을 구매하면 900만 원 정도가 추가된다.

오토파일럿에 기능을 추가하고 싶으면 차량 구매 후에 추가로 앱을 구매하듯 구매할 수 있으니 일단 타보고 필요하면 추가하기로 했다.


우리는 최종적으로 모델Y 롱레인지, 기본 화이트 외관에 화이트 시트, 19인치 기본휠을 선택했다.   

300만 원 할인된 6099만 원에 화이트시트 130만 원이 추가된 금액이다.   

계약금을 신용카드로 긁자 핸드폰에 300만 원이 결제되었다고 메시지가 왔다.


그리고 1주일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테슬라의 차량 구매 프로세스는 매우 낯설다.

대리점에 가거나 지인을 통해서 딜러를 소개받는 구조가 아니다. 사람과 대면하지 않고 홈페이지 상에서 개인이 모든 것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6천만 원 이상의 거금을 소비하면서 사람을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정 ‘아메리칸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방식이다.

사람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를 할인해 줄 건지, 얼마까지 알아보셨는지 등의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다.

차를 사면 흔히 해주는 선팅이나 블랙박스, 하이패스등도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나는 이런 구매 시스템이 좋았다.

일일이 3~4명의 딜러를 수소문해 가격을 묻고 제일 싼 딜러를 정한 후에 이것저것 물을 필요도 없이 가격은 정해져 있었다.

테슬라를 사려는 모든 이는 ’공홈’ 앞에 평등했다.   

주문 순서대로 차가 나올 것이고 누군가 호구가 되는 구조도 아니다. 그 호구가 나일 확률도 없었다.


하지만 1주일간 주문이 완료되었다는 홈페이지 화면 외에 이메일로 가족이 되었다는 메시지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테슬라에 전화를 했다.   

주문 내역을 확인한 상담사로부터 내가 주문한 옵션은 언제 받을지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빨리 받기를 원하시면 홈페이지에 인벤토리 메뉴 안에 2~3주 안에 받을 수 있는 모델과 옵션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인벤토리 안에는 다양한 차들이 있었다. 당연히 새 차였고 색깔과 휠 크기 등 다양한 조합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화이트에 화이트 시트는 없었다.

딱 하루를 고민한 우리는 현재 인벤토리에 있는 모델 중 스텔스 그레이 외관에 블랙 시트, 19인치 기본 휠 모델로 주문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원래 주문했던 가격보다 약 50만 원이 추가됐다.


그렇게 주문 내역을 바꾸자 바로 다음날 테슬라에서 전화가 왔다.   

본인 소개를 하고 차량배정 안내와 앞으로 궁금한 건 본인에게 문의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카톡 메시지로 자세한 내용이 다시 도착했다.  

차량이 배정되었으니 보조금 신청을 위한 서류와 비용처리 방법 등을 안내해 주는 내용이었다.

쓰여있는 데로 답장을 보내주고 필요한 서류를 건네면 된다. 크게 어려울 건 없다. 모르는 건 물어보고 미리 가입한 테슬라 카페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었다.


결국 8월 3일에 주문하고 8월 30일 날 차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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