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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May 08. 2017

퇴사 후 콘텐츠 에디터 도전기

부제 : 플랜 B 없이 대기업 퇴사한 문돌이

 '핫'한 모바일 플랫폼 회사의 채용 공고가 떴다. 콘텐츠를 주제로 한 사업으로, 평소에도 관심이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 얼른 지원서를 작성했다. 세상에 떠도는 정보들을 모아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 것이 그 회사의 성공 비결이다. 


 아이템은 좋은데 어떻게 수익을 낼지 궁금했는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슬슬 수익 모드로 전환하는 게 느껴진다. 사람들을 모은 뒤 광고를 유치하는 정석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보고 싶지 않은 콘텐츠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생겼다. 회사도 돈을 벌어야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에 무료로 이용하는 입장에서 큰 불만은 없지만 이전보다 앱에 접속하는 횟수가 줄었다. 제목만 보고 클릭을 했다가 낚이기를 반복하다 보니 관심이 줄어든 것이다. 


 공채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질문게시판에는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는데도 취업이 가능한 지를 물을 정도로 다양한 연령층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글을 쓰면서 먹고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안고 있던 필자도 이때다 하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다.


 우리는 가장 많은 수의 책이 출판되는 시대에 살고 있음과 동시에 책을 읽는 인구가 가장 적은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은 무조건 종이로 만들어야지! 


라는 고정관념은 없기에 부담 없이 발행하고 싶은 주제를 지원서에 첨부했다(그래도 책은 넘기는 맛이 일품)


 대중적인 주제가 아니라 예상은 했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탈락 회신을 받고도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것은 빠른 답신 때문이다. 지원서를 보낸 지 하루 만에 답장이 왔다. 지원서가 꽤나 많았을 텐데 그걸 하룻밤 사이 다 읽어낸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분야별로 수십 대 일에서 수백 대 일의 경쟁이 있었다고 한다. 



 실력이 부족한 탓이지만 세부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크게 2가지 원인이 있었다. 


우선 자소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입사를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를 했다기보다는 호기심에 지원을 하다 보니 열정과 간절함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수십 번은 아니라도 지금까지 경험상 10번은 퇴고 작업을 거쳐야 필자가 원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서류 통과 확률도 높았다. 


 두 번째는 주제의 대중성이다. '기타'라는 분야가 있기에 사실상 모든 분야에 대한 글을 쓸 수는 있었지만 기업 측면에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할 만한 내용이어야 했다. 아무리 '응답하라 0000'에서 바둑 천재 택이가 인기 몰이를 하더라도 바둑이란 분야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기에는 주제가 협소한 부분이 있었다.



 채용공고가 이세돌 VS 알파고의 대국으로 시끄러운 시기에 났다면 그나마 가능성이 높았을까?


 바둑 두는 법, 바둑의 역사, 바둑 관련 이야기, 최신 바둑 동향 해설 등 나름의 고정 테마를 만들었지만 인사담당자의 눈에 드는 데는 실패했다(**핵노잼이라고 생각하셨을지도)


 퇴사 후 콘텐츠 에디터 재도전은 일단 다음으로 미루고 또 다른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다.



**핵노잼 : 재미가 없다는 'no 재미'에 정말, 진심 등의 단어의 최상급인 '핵'을 붙인 단어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재미없음을 뜻함(반대 : 핵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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