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래.”
외로움이란 게 꼭 울고 싶을 만큼 커다란 감정으로만 다가오는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말 한마디 건네기도 애매한,
그냥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는 밤.
그렇게 다 설명할 수 없는 기분들이
하루의 끝에서야 조용히 올라오곤 했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
괜찮은 하루였던 것 같은데도,
왠지 모르게 텅 빈 기분.
‘왜 이렇게 나는 혼자인 것 같지?’
스스로에게도 선뜻 묻지 못한 채,
그저 이불속에서 조용히 마음을 껴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무심히 들은 누군가의 말이 마음에 박혔다.
“나도 요즘 좀… 괜히 마음이 가라앉아.”
그 말이 꼭 내 마음 같았다.
설명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라는 게 정말 있구나 싶었다.
그날 처음 느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내가 느꼈던 이 외로움이, 특별하거나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누군가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 마음 한켠이 부드럽게 풀렸다.
우리는 서로 위로하지 않아도, 끌어안지 않아도,
같은 마음이라는 이유만으로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다는 걸.
‘이해받는다’는 건 때때로 말보다 더 조용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그저 누군가도 그 마음을 안다는 것.
그 사실이 어쩌면 우리가 다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작은 빛이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그런 마음으로 오늘을 지나고 있다면,
이 말을 건네고 싶다.
나도 그래.
가끔은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는 걸,
오늘 밤 당신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부족해도, 오늘의 나는 충분히 잘 살아냈다.”
우리는 같은 밤을 지나고 있었구나 @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