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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의 뜰 Mar 18. 2024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는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흔들님의 중심에 나무는 서 있었구나


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

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는 일이었구나


-함민복 님 시 [흔들린다] 중에서-

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었다는 이유로 참죽나무 가지를 베는데, 나무가 점점 더 심하게 흔들리며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었나 봐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다 흔들리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라니요




누구에게나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어요.

그 흔들림이야 말로 중심을 잡기 위한 몸부림일거에요.


하루 하루 삶에 맞서 치열하게 싸우며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저와 그대에게 차분하고 조곤조곤 다독여 주는 위로 같아서 흔들리던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집니다.


#함민복시

#한성옥그림

#그림책시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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