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목표는, 제가 쓴 문장들이, 그 시작이 툭 하고 힘이 들어가지 않게끔 도약하더라도, 발단을 타고 날아가 결론에 다다를 때에는 시작과 끝이 함께 잘 어우러지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런 멋 부린 문장에 제가 전할 마음까지 실어서 부쳤을 때, 당신이 저를 좋게 봐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도에 사는 청년입니다. 벌써 세 번째 쓰던 글을 모조리 지우고 새로 쓰고 있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궁금하셔도 찾으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그저 누군가 당신에게 인정 한 번 받기 위해 며칠 밤을 새워가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펜촉을 갉아대고 있다는 것을, 그런 사람이 어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만 하면 안 될까요, 저를 찾지 마시되, 한 편으로만 찾아주세요.
밖에 사람들은 해가 중천이라며 고래고래 소릴 지르고 곳곳에 엉겨 붙은 얼음장들을 깨부수고 누워있는 사람들을 달래서 밖으로 데리고 나가고 있습니다. 저도 힘이 닿는 만큼 펜을 놓고 그들의 움직임에 동참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 일을 사랑합니다. 당신에게도 나의 친구들을 소개해주고 싶고, 우리가 하는 멋진 일을 자랑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집을 짓고 그 안에 훌륭하신 분들을 모시고 사는 일은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웠다가 이내 또 추웠다가, 참 알 수 없는 날씨입니다. 이곳에 가까이 다가와 땅에 귀를 대면 나비가 날아들 때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까지도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꿈에서 이 장면을 보았고, 무척이나 행복한 미소로 그 순간 속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경영동은 이렇게 삶의 바퀴를 굴리며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앞서서 함께 붙인 글과 그림들은 즐겁게 보셨습니까? 고르고 골라 엄선한 것들인데 당신의 마음에도 꼭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과 가장 추한 것들이 마구 뒤섞인 작품들입니다. 찬찬히 다시 한번 둘러보시고 흡족히 생각하는 것들은 마음에 고이 품어 간직하셔도 좋습니다. 보고 싶은 당신을 위해 태어난 것들이니 당신이 가지시는 것이 제게도 기쁨이 됩니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도 전하고 싶은 마음도 가득하지만, 담지 못한 것까지 당신이 알아주시길 감히 기대해 보며 부족한 문장을 자랑스레 마치겠습니다. 이곳에 없지만 이곳에 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원히 그리워하다 결국엔 만나게 되었으면 합니다. 미련과 함께 제 기도를 여기 두고 갑니다.
이른 봄, 사랑을 담아, 본 적 없으나
깊이 사랑하는 당신을 그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