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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와 일장기

<일본회의의 정체>를 읽고

by 정선생

일본의 국기를 일장기라 한다. 하얀 바탕에 붉은 태양 형상이 박혔다.

대한민국의 국기는 태극기다. 태극과 건곤감리가 형상화되어 있다.


일장기는 오직 태양만을 나타냄으로써 순전히 양의 기운만 드러낸다. 양은 남성이고 그 남성에게 음(여성)은 없다. 태극기는 음양의 조화를 담은 태극을 중심으로, 천지인의 기운 변화를 나타내는 건곤감리가 둘러싸고 있다. 본래 팔괘에서 사괘로 바뀌었다.


요컨대 우리는 음양조화를 중시한다. 일본은 오직 양을 중시한다. 그들의 역사에 정복과 야욕이 넘쳐나는 이유도 그러한 철학에 바탕을 두는지 모르겠다. 우리 역사에서 외세 침략을 당한 후 결국 승리하는 모습이 많은 이유도 그와 유사할까.


그러나 일본인이라고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고, 위정자들의 욕망이 그러하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역시 그러한 철학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일본회의의 정체> 일본 저널리스트가 쓴 책.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들은 바라는 일을 꾸준히 해 왔을 뿐이고, 다만 왼쪽의 목소리가 시라졌을 뿐이라는 인터뷰 내용이 뇌리에 남는다.

<일본회의의 정체>를 읽고 그들이 전쟁 전으로 돌아가려 한다는 걸 확인한 순간 떠오르는 건, 일장기에서 욱일기로의 방향 전환이었다. 단순한 태양에서 광기를 발하는 태양으로 이행. 그것이 일본 극우의 목표라는 건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우리의 극우는 과연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문득 궁금했다. 우리의 극우도 과연 태극기의 진정한 의미를 향해, 대극의 합일과 순환적 세계관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태극기를 흔드는 그들의 마음속에 진짜 태극기가 있는지 궁금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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