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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나게 퇴사하려면, 계획부터 세워라

준비된 퇴사는, 나다운 시작이다

by 피터팬


회사 책상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이
어느 날 문득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모니터 속 PPT를 보며 멍하니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이렇게 늙어가도 되는 걸까?”


1. 퇴사 날짜를 정하는 건, 도망이 아니라 ‘결심’이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매일 했지만,
막상 날짜를 정하니 진짜 현실이 됐다.

이제는 ‘언젠가’가 아니라
‘그날까지 뭐부터 해야 하지?’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으로 내 인생을
내가 움직인다는 느낌이었다.


2. 통장에 ‘숨 쉴 돈’을 확보하라.

나는 엑셀 켜놓고
고정비, 식비, 교통비, 비상금까지 다 계산했다.


그리고 은행 앱에 ‘6개월 생존 계좌’를 따로 만들었다.


퇴근하고 편의점에서 2천 원짜리 커피 사 마시며

한숨 쉬던 나한테,
이 계좌는

“넌 준비되고 있어”라는 작은 위로였다.


3. ‘다음 회사’가 아니라, ‘다음 나’를 그려야 한다.


좋은 조건, 큰 회사, 연봉 인상...
그런 거 다 받아도 다시 같은 고민이 시작될 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원하는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부터 상상했다.


아침 햇살, 좋아하는 음악, 내가 고른 시간표.
그 하루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을 거기서부터 찾아 나갔다.


4. 낮엔 회사 일, 밤엔 내 일.


하루 종일 회사에 치여도
퇴근 후 딱 30분은 내 걸 준비했다.


이직 준비든, 사이드 프로젝트든, 글쓰기든 상관없다.
그 30분이
“넌 네 인생에도 시간 쓰고 있어”라는 증거였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다음 날 아침 출근이 조금은 덜 싫어졌다.


5. 마지막 한 달을 가장 ‘나답게’ 일했다.


떠날 사람이라 무책임하다는 말, 듣기 싫었다.


마지막 보고서 하나도
“이 사람, 진짜 끝까지 성실하네”라는 말 듣고 싶었다.


그게 결국
다시 날 찾는 사람을 만들었다.


폼나게 퇴사하고 싶다면
‘갑자기’ 사직서를 내는 게 아니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내가 나를 책임지는 삶을 시작하는 것.


나는 이제 안다.
‘그만두고 싶다’는 말보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는 말이
훨씬 더 강하다는 걸.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준비된 퇴사는, 가장 나다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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