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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의 꿈 Jan 17. 2021

온전한 사랑

나는 지금 온전한 사랑을 하고 있다.

나를 버리고 온전히 나의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아이를 만났다.

어리고 가냘프기에 모든 것을 바쳐 지켜주고자 한다.

그 아이는 한치의 흔들림 없는 자신의 편을 만났다.

세상 그 누가 무어라 해도 그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편을.


어느 날 나는 아이를 만나기 전과 후를 생각해본다.

잘록한 허리와 날씨 한 몸매는

이제는 울퉁불퉁한 살이 허리를 뒤덮어 날씬은 찾아볼 수 없고

구두와 치마를 즐겨 입던 나는

아이를 안다 넘어질까 봐 운동화와 바지를 입는데

아이들을 안지 않아도 될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두와 치마를 쉽게 입지 못한다.

운동화에 발 길들여졌고 치마 입는 모습은 더 이상 날씬하지 않았다.


고상하고 우아한 식사는

밥 한술 뜨기 전 "물 주세요"에 일어나고

밥 두 술 뜰 때쯤 "김치 잘라주세요"에 일어난다.

지체된 시간으로 밥 전투적으로 먹으며 마무리한다.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르지만

아이가 맛있게 잘 먹는 모습에 그 무엇보다 포만감을 느낀다.


지금의 삶에 내가 없나를 생각해 보지만 아이를 보면

뚜렷하게 내가 있다가 보인다.

단단해지고 더 강해지기 위한 탈피.

온전한 사랑을 위한 탈피

그 탈피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난 오늘도 주문을 외운다.

그 어떤 역경이 있어도 온전한 사랑으로 아이를 지키라고




아동학대의 기사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아프다.

작은 몸짓으로 그 육중한 몸집의 폭력을 어찌 견디었는지.

끝내 견디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 버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차마 기사를 읽지 못한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에 대해 온전사랑에 빠지나 그러지 못한 경우가 있다.

부모의 분노를 한 없이 작은 몸으로 받아야 한다.

아직도 어딘가에서 작은 몸으로 폭력을 받고 있는 아이들은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에 발견되어 구조되기를 바라고

하늘로 간 아이들은 다시 태어나면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부모를 만나길 바란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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