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순이 울게 한 아빠(27개월)
애니메이션 콩순이를 좋아하는 아이가 콩순이를 보다가 “으앙”울면서 그 좋아하던 콩순이를 스스로 껐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러는지 “아빠 어쩌고” 하면서 삐죽삐죽 울먹거린다. 아이의 여린 감성을 무엇이 건드렸을까.
좋아하던 콩순이가 무슨 짓을 했길래 왜 겁에 질려 울었을까. 맑고 여린 감성에 불안 공포 슬픈 감정을 불어넣었나 보다. 다시 켜려고 리모컨만 만져도 기겁하며 말린다. 설마 유아용 만화내용이 그렇게 나쁜 내용이었을까. 너의 여린 감성에 상처라도 났을까 염려스럽다. 무슨 이유였을까 궁금하다. 슬펐는지 놀랐는지 그 마음 안정을 위해 콩순이 만화 콩순이 퍼즐 콩순이 이름은 다 덮어두기로 한다.
하던 일 중단하고 둘이 껴안고 ‘사랑해, 사랑해’ 몸싸움을 하며 놀다 보니 울던 아이는 어디 가고 헤헤헤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아이의 심정도 모르고 그릇 하나 더 씻고 먹거리 하나 더 장만해 먹이겠다고 주방에 있었던 것이 잘못이다. 타요퍼즐 맞추기로 분위기를 바꿔본다.
콩순이 시청자의 놀란 감성 파악을 위해서 틈을 이용해 콩순이를 되돌려 보았다. 콩순이는 아빠와 놀기를 원하는데 아빠는 늦잠을 자거나 야구의 중요한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 콩순이와 노는 것을 뒤로 미룬다. 그 사이 콩순이는 소파에 엎드려 아빠는 콩순이보다 야구를 더 좋아한다고 입을 삐죽거린다.
나중에 눈치챈 아빠가 콩순이를 달래며 놀이터로 데려간다. 아빠와 자전거 탈거라고 콩순이는 좋아한다. 아빠랑 자전거 타며 재미를 느낄 때쯤 엄마 전화를 받은 아빠는 빨리 돌아가야 한다. “콩순아 누렁이가 많이 아프데 빨리 집으로 가자.” 어제 입원한 누렁이가 응급상황이라 치료해 주러 가야 한다고 아빠는 콩순이 마음도 모르고 빨리 가자고 한다.
콩순이는 아빠가 가자고 하니 못마땅해하며 꼼짝을 않는다. “콩순아 가자.” 아빠는 엄마와 통화 후 “콩순아 엄마가 금방 올 거니까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리고 있어.” 콩순이를 두고 아빠는 뒷모습을 보이며 바쁘게 걸어간다. 한번 돌아보고는 계속 간다. 그때 콩순이는 ‘아빠는 콩순이보다 동물을 더 사랑해’ 하며 으앙 울음이 터진다.
콩순이처럼 아빠를 좋아하는 손녀가 감정이입되어 그 장면에서 콩순이와 같은 마음으로 “으앙” 울었나 보다. 좋아하는 아빠에게 버림받은 듯 혼자 남은 콩순이는 얼마나 슬프고 무서웠을까. 콩순이가 바로 나라고 생각했겠지. 콩순이 곁에는 항상 예쁜 부엉이 ‘세요’가 있어서 다행이다. 네 곁에는 할머니가 있어줄게. 어디를 가든지 둘이 손 꼭 잡고 다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