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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Jun 24. 2024

52일.

멈추는 방법에 대해, 당신은 알고 있을까요?

꽤 오랜시간, 아무런 말도 대화도 없이 오롯이 혼자 갇혀있었습니다.
잔뜩 웅크리지도, 기분좋게 활짝 펴지도 못한채
그저 죽은지 산지도 모를만큼 가만히. 그대로요.

멈추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인생은 앞으로 나아가는거라고, 그러니 멈추지 말고 달려야 한다고 외치는 세상의 말에
멈추는 법은 그 누구에게도 배우지 못하고, 또 멈춰선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그렇게 달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 당신과 내가 늘 달려나가고만 있다고 생각할거예요.
잠시도 멈추지 않았으니 그 자리에 갔겠지,
쉬지않고 달렸으니 가능한 일이겠지 하면서요.

하지만 난 당신이 멈추기 위해 했던 노력이 달려나갈때 했던 노력만큼이나
열렬하고 열정적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요.
멈춰야 할 때 멈추지 않으면, 달려야 할 때 달려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으니까요.


난 당신처럼 멈추는 법을 빨리 알지 못해,

한동안 혼자서 죽은듯 누워만 있었습니다.
마음과 머리는 한도 끝도 없이 달려나갔지만, 모른채 눈감고 있는게
나의 최선이었습니다.

돌아온 당신이 나를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평생 그렇게 누워있었을거예요.


피가 나는 무릎에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흙을 털어주고, 밴드를 붙여주고,
그렇게 내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나가주어 고마워요.
언젠가 혹여나 당신도 멈추지 못하는 순간이 올 때,
내가 당신 곁을 지킬게요.

그땐 내가 당신 손을 잡고 걸어나갈게요.


우리 같이 걸어요.
그렇게 걸어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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