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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May 27. 2024

51일

한참을 동굴에서 홀로 몸을 숨기고 숨기다,

문득 당신이 온 소리에 빼꼼 고갤 내밀었어요.
당신을 기다렸던 오랜 시간동안 언젠가 꼭 당신에게 내뱉겠단 말이 있었어요.
왜 이제 왔냐는 투정, 나 혼자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원망 그런것들이요. 그런데 막상 당신을 보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을 와락 안는 것 말고는요.


기다림은 생각보다 길었고,
사랑하는 마음은 상상보다 더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뒤늦게 나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을때
나는 온종일 웃고 또 웃을 수 밖에 없었어요.
원망으로, 투정으로, 미움으로 가득찬 눈물은 단 한방울도 흐르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와서 미안하다는듯, 연신 사랑한단 말을 건네는듯한 당신의 미소와 품에서
단 한시도 떠나지 않은채 그렇게 머물렀습니다.
이제라도 와 고맙다며, 연신 보고싶었단 말을 당신의 품에서 그렇게 건넸어요.


당신과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온 세상을 얻은듯 든든하고 따듯해요.
이곳으로 오기 얼마 전부터 치킨과 떡볶이를 먹고싶다고 시도때도 없이 이야기 하던 당신을 위해서
오늘은 우리 치킨도 떡볶이도 잔뜩 먹어요.
배가 터질듯 부르면 그냥 바닥에 누워 같이 천장을 봐요.
그마저도 아름답고 빛날테니까요.


누워있는 당신의 손 끝과, 누워있는 나의 손 끝이 맞닿아있는 것 만으로도
우리가 같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계속 되뇌이고 싶어요.
모든 순간 내 곁에 있어주세요.
모든 순간 당신에게 맞닿아 있을게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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