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게 맛있더라
매일 물보다 커피를 더 마시는 ‘커피 러버’이지만 커피 원두 맛을 구별해 즐길 정도의 전문적인 소양이 있지는 않다. 탄 맛이 강한 원두와 산미가 강한 원두를 구별하는 정도다. ‘커알못’인 나도 주문한 커피를 받을 때면 자꾸 챙겨보게 되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크레마(crema)’다. 막 나온 커피 위로 형성된 거품 같은 것이 몽글몽글하고 두꺼울 때 왠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게 없는 커피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아쉬웠다.
크레마가 정확히 무엇인고 하니 나무위키에서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할 때 커피의 지방 성분과 수용성 성분이 혼합되면서 만들어지는 고운 황금색 커피 거품’이란다. 사실 이 글을 쓰기 전 까지는 크레마가 크레마라는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지 조차도 몰랐다.
네스프레소 공식사이트에 따르면 크레마는 에스프레소의 맛을 결정짓는 핵심적 역할로 통하긴 하지만, 원두 종류와 로스팅 정도, 분쇄와 탬핑 정도, 물의 온도와 압력, 추출시간 등 다양한 조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커피 맛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는 않다는 최근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확실한 건 신선하지 않은 오래된 원두에는 풍성한 크레마가 생기기 어렵단다. 오호라! 내가 크레마를 따지는 행위가 나름 좋은 커피를 구별하는 행위에 속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에 하찮은 뿌듯함이 느껴진다.
그렇게 원두 맛은 몰라도 크레마는 따지는 커알못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