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 밀 Nov 16. 2022

093 나&가족 - 행복이란?

중년 남자의 잡생각


쉬는 기간,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었다.


육아휴직의 시작이

그 말처럼 ‘육아’를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내 한 몸, 무너지지 않기 위해

도피를 한 것이다 보니

그 의도는 순수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기간,

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고,

와이프와 아이들에게도 다정한 아빠가 되었다.

(나만 그렇게 믿고 있을 수도 있지만.)



가끔 생각해 본다.


이 변화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남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도 없고,

급한 성격 탓에

당장에 무엇인가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고,

와이프와 대화도 거의 단절이 되었고,

아이들과도 놀아주지 않던 내가,


세상의 돌아가는 일에

너무나 느긋한 여유를 보이고,

와이프와의 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아이들과 노는 순간이 너무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가정의 변화는

내가 가족에게 잘하고자 하는

‘희생’만으로는 이루어지기 힘든 것 같다.


나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짐이 있는데,

가족에게 잘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나에게서 느껴지는 진심이

상대방에게 통할 리 없다.

가끔 TV의 동물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면,

동물들도 진심을 느낀다고 하는데,

하물며 인간이랴..


가정의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해야 하는 것 같다.


가족에게 하는 모든 행동이

‘희생’이 아닌, ‘즐거움’이 되어야만

진정한 행복과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육아 휴직 후, 한 달 동안

난 가정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썼다.


말이 육아 휴직이지,

내가 죽게 생겼는데,

가정이 보일 리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나에게서 긍정의 힘이 난 뒤에는

주변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와이프, 아이들,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평소에는 지나쳐 갈 모든 것들이.


‘내’가 행복해야 한다.


가족을 위한 ‘희생’이 물론 필요하지만,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닌 평생을 살아가는데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한이 쌓이고, 살면서 중간중간 폭발을 할 것이다.


지금의 ‘나’는 단단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제는 별반 두려움도 없고,

‘나’의 페이스대로 인생을 살고 있다.


조금 손해 보면 어떻고,

조금 뒤처지면 어떠한가?


어차피 인생,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닌데


하루하루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행복해야

남들에게도 긍정의 기운을 줄 수 있다.



난,

그렇게 믿는다.


이전 18화 092 나 29 - 글쓰기 (4)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