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 나 9 - 독서의 즐거움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쉬면서 스스로 놀란 것 중 하나가

내가 이런저런 분야에

무척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다.


일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던 내가.


몇 년 전, 동료 중 하나는 이런 말을 했다.

점심 식사 자리나 술자리에서 나를 보면,

사람들이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건

10분 내로 일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그래서 재미가 없다고.




육아 휴직 후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가족이 함께 서점을 갔다.

와이프가 아이들이 읽을 권장 도서 몇 개를

사야 한다고 해서 따라간 것인데

와이프와 아이들이 책을 고르는 동안

나는 홀로 서점의 이 코너, 저 코너를 옮겨 다니며

성의 없이 책들을 넘겨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 한 권.


대략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읽어 봐야 할 만한 제목을 가진..

그런 류의 책이었는데,

책 중간 정도를 열어, 한 페이지를 읽는 순간..

‘찡-‘

하는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책을 사고,

서점 내 카페에 가족들과 함께 앉아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꾹 참았다.


그 책이 뛰어난 작가의 작품 이라던가,

우수한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은 아닌데,

그냥 힘들었던 나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나에게 기운 내라고

옆에서 토닥거려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자전거를 타며

몸이 건강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리고,

정신도 건강해짐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 부족한 무엇인가를

이 책이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마치 우주 한가운데 맨 몸으로 둥둥 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아름다운 대자연 속을 거닐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그 순간을 글로 설명하기엔

내 필력이 매우 딸리는 것 같다.

그날 이후,

서점에 가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몇 권의 마음의 안식을 주는 책을 더 읽고,

그다음에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경제방송과 더불어

각종 주식, 투자와 관련된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거의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사서 읽은 것 같은데

(페이지가 아주 많은 책을 제외하고는),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내용이 어려우면

과감하게 뛰어넘기를 했기 때문이다.


일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 대한 책을 읽으며

지적인 만족을 느끼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스트레스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에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굳이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의 안식을 주는 책으로 시작해서,

주식, 경제 등 투자 관련 도서

그다음은 역시 투자이지만 부동산 관련 도서,

그러고 나서는 소설, 역사, 각종 상식, 취미 등,,

그날 서점에 갔을 때

마음이 내키는 대로 선택하여 읽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때까지는 책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공부와 관련된 책 이외에는

만화책이나 무협지 정도밖에 안 읽었던 것 같다.

대학교와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전공이나 업무와 관련이 되어 책을 읽었지

그냥 책을 읽고 싶어서 읽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이제 독서 역시 내 취미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머리를 맑게 정화시켜주는데

독서만큼 좋은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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