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쉬면서 스스로 놀란 것 중 하나가
내가 이런저런 분야에
무척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다.
일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던 내가.
몇 년 전, 동료 중 하나는 이런 말을 했다.
점심 식사 자리나 술자리에서 나를 보면,
사람들이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건
10분 내로 일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그래서 재미가 없다고.
육아 휴직 후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가족이 함께 서점을 갔다.
와이프가 아이들이 읽을 권장 도서 몇 개를
사야 한다고 해서 따라간 것인데
와이프와 아이들이 책을 고르는 동안
나는 홀로 서점의 이 코너, 저 코너를 옮겨 다니며
성의 없이 책들을 넘겨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 한 권.
대략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읽어 봐야 할 만한 제목을 가진..
그런 류의 책이었는데,
책 중간 정도를 열어, 한 페이지를 읽는 순간..
‘찡-‘
하는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책을 사고,
서점 내 카페에 가족들과 함께 앉아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꾹 참았다.
그 책이 뛰어난 작가의 작품 이라던가,
우수한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은 아닌데,
그냥 힘들었던 나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나에게 기운 내라고
옆에서 토닥거려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자전거를 타며
몸이 건강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리고,
정신도 건강해짐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 부족한 무엇인가를
이 책이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마치 우주 한가운데 맨 몸으로 둥둥 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아름다운 대자연 속을 거닐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그 순간을 글로 설명하기엔
내 필력이 매우 딸리는 것 같다.
그날 이후,
서점에 가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몇 권의 마음의 안식을 주는 책을 더 읽고,
그다음에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경제방송과 더불어
각종 주식, 투자와 관련된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거의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사서 읽은 것 같은데
(페이지가 아주 많은 책을 제외하고는),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내용이 어려우면
과감하게 뛰어넘기를 했기 때문이다.
일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 대한 책을 읽으며
지적인 만족을 느끼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스트레스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에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굳이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의 안식을 주는 책으로 시작해서,
주식, 경제 등 투자 관련 도서
그다음은 역시 투자이지만 부동산 관련 도서,
그러고 나서는 소설, 역사, 각종 상식, 취미 등,,
그날 서점에 갔을 때
마음이 내키는 대로 선택하여 읽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때까지는 책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공부와 관련된 책 이외에는
만화책이나 무협지 정도밖에 안 읽었던 것 같다.
대학교와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전공이나 업무와 관련이 되어 책을 읽었지
그냥 책을 읽고 싶어서 읽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이제 독서 역시 내 취미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머리를 맑게 정화시켜주는데
독서만큼 좋은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