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리는 눈을 보다가
어차피 녹을 것들이
더러워질 것들이 검게 변해 이리저리 또 차일 것들이
세상을 덮는다. 내려 세상을 덮는 것을 나는 보고만 있다.
세상은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차겁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더운 것이어서
어느 누구도 오래 변치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저것들은 저렇게 천진한 얼굴로 내린다.
누구랑 약속하지도 않고 저렇게 환한 얼굴로.
저것만큼은 그래도 변하지를 않는구나.
이런 날에 떠오르는 사람아.
멀리 있는 사람아.
어차피 들리지 않을 말을 뱉는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리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