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센터에서 배아를 배양하는 방법
시험관 아기 시술의 역사가 어느덧 꽤 깊어졌다.
1985년, 한국의 첫 시험관 아기가 탄생한 이후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수정 기술 자체는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
1992년, 논문을 통해 처음 세상에 소개된 미세수정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력 기술로써 사용 중이다. 아무래도 과감한 시도를 하기 어려운 임상 특성상, 발전이 더딘지도 모르겠다.
반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배양 기술이다.
배양이라고 하면 배아 핸들링, 인큐베이터 등 꽤 넓은 의미를 포함한다. 그중에서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배양액이다. 난임 병원에서 사용하는 배양액은 실제 배아가 자궁으로부터 제공받는 영양분을 흉내 내어 만든 것이라 보면 된다.
배양 방법은 순차적 배양(Sequential culture)과 싱글 스텝(single-step culture) 배양법, 두 가지로 나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순차적 배양은 월세 그리고 싱글 스텝 배양은 전세살이라고 하자.
1. 순차적 배양(sequential culture)
순차적 배양을 월세살이라고 표현했다.
월세 사는 배아는 거주 기간이 짧아, 중간에(3일째) 한 번 이사해야 한다. 처음 3일 동안 사용하는 배양액과 이사 후에 사용되는 배양액은 성분이 다르다. 이는 배아가 단계별로 필요로 하는 영양분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착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아가 성장함에 따라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이사를 하면서 불가피하게 외부에 노출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2. 원스텝 배양(single culture)
원스텝 배양은 전세살이에 비유할 수 있다. 왜냐하면 거주 기간이 길어, 배아가 이식 또는 동결되기까지 쭉 한 집에서 살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을 덜 타고 외부 노출이 최소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역시 단점도 있다. 배아도 대사 활동을 하여 암모니움을 배출하는데, 이는 청소도 하지 않은 채 한 집에 오래 머무는 꼴이다. 그래서 배양액의 구성물이 처음과 달라질 수 있다.
때로는 월세가, 때로는 전세가 선호되듯,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각 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병원은 두 가지 방법 중 선호하는 쪽을 사용한다.
월세든 전세든, 잘 자라난 배아는 마침내 엄마의 자궁에 안착한다. 드디어 내 집 마련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나는 몇 년째 전세살이를 하는데 말이다. 나도 잘 발달하여 얼른 내 집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