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130

2025.05.09.

by 무무선생님
20250509.jpg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는 근사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선생님, 우리 반은 떠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벌이 필요해요." "그래, 그럼 국어시간에 벌 있는 교실에 대해 토의해 볼까?" 이렇게 토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떠든 사람에게 벌을 줘야 하는가. 찬성 25명 반대 4명. 찬성을 원하는 자신들의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토의를 신나게 시작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떠든 사람에게 벌을 줘야 하는가. 한마디라도 말한 사람이라면 모두 벌을 받아야 하는가. 수업시간에 소곤소곤 말하는 사람은 괜찮은가. 아이들은 공정한 기준 만들기가 어렵다며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떠든 사람에게 어떤 벌을 줘야 하는가. 손 들고 서 있기, 잘못했습니다를 100번 종이에 쓰게 하기, 부모님 상담 실시하기 등... 아이들은 신나게 벌을 만들었다. 마지막 토의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 선생님께 떠든다고 지적을 받으면 여러분이 작성한 벌을 받을 것인가요?" "아니요, 하기 싫어요." "여러분이 제안해 준 벌을 받으면 떠든 사람은 다시는 떠들지 않는 사람으로 변할까요?" "아닐걸요, 또 떠들 거예요."


긴 토의 끝에 아이들은 나의 교육관을 받아들여줬다. " 우리는 사람이에요. 벌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에요. 잘못을 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다음에는 안 그러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면 되는 존재예요. 선생님은 여러분이 조금씩 노력해서 안 떠드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어떻게 하면 목소리 크기를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말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인지 그때 그때 알려줄게요. 벌을 받으며 자란 사람은 사랑을 나눠주는 어른이 될 수 없어요. 여러분은 배움의 기회라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면 좋겠어요. 사랑을 나눠주는 근사한 어른으로 성장해야 하니깐요. 선생님도 우리 반이 많이 떠들어서 힘들긴 해요. 하지만 벌 있는 교실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 생각해요. 벌이 우리를 다스리지 않고 우리가 스스로 떠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 보는 게 더 좋겠죠? " 나의 긴 잔소리를 아이들은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벌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쏙 들어간 걸 보면 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님은 깨달은 것 같다. 생활지도는 정말 어렵다. "떠들지 마! 조용히 해!"라고 화내는 선생님이 선생님의 입장으로선 제일 효과적이고 편하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아이들의 자기 조절력이 성장하길 기다려주는 편을 선택한다. 사랑으로 접근하는 이 방식이 장기적으로 의미가 꼭 있기를! 부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6화모닝페이지 한 문장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