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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방관아빠 무스 May 03. 2022

꽃 힐링(flower therapy)

아침 동산에서(21)

   지난 토요일, 부산 시민공원에서 열리는 '부산 도시농업 박람회'에 갔었다. 도시 안에서 이런저런 농법으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사례들을 전시해 놓은 것인데 그중에 꽃 힐링-일명 플라워 테라피-코너가 있었다. 평소에도 길을 가다가 이름 모를 들꽃을 만나면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한 나였기에 그 코너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눈에는 조그만 꽃들이 뭔가가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웃고 있는 걸로 보인다,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이런 꽃들이 나를 반겨주고 있으니 기분이 안 좋으래야 안 좋을 수가 없다. 온 천지 사방에 꽃이 피고, 날도 따뜻한 사월과 오월, 이런 꽃들을 만날 수 있는 건 이런 짧은 순간뿐인지도 모른다. 이런 꽃들을 보면 내 마음도 저절로 푸근해지며 힐링이 되는 것 같다. 


한평이라도 내 마음속에 이런 꽃밭을 갖고 싶다.


   특히나 소방관들은 항상 긴장되어 있다. 언제 불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근무 시간 내내 -아니,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긴장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출동벨 소리가 울리면 나도 모르게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다. 그 증거가 바로 항상 경직되어 있는 나의 어깨다. 심할 때는 머리도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목과 어깨가 긴장으로 굳어져 있는 것이다. 나도 잘 몰랐는데 마사지 자격증을 가진 내 친구가 내 어깨를 만져보더니 너무 굳어있다고 했다. 어깨에 힘 좀 빼라고 했다. -친구야, 사실 힘주고 싶어서 주는 거 아니란다~ㅠㅠ-


잘 익은 바나나 나무처럼 목에서 힘을 빼자, 몸에 힘을 주는 것보다 빼는 것이 백배쯤 중요하단 걸 깨달았다.

        

   그렇다, 너무 긴장한 탓으로 몸이 굳어 있으니까 몸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했다. 목이 아프고 어깨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 것이다. 안 그래도 이십여 년간의 출동과 현장활동으로 만신창이가 된 나의 몸과 마음, 이제는 꽃 힐링으로 오월의 꽃밭처럼 아름답게 피어나 꽃과 나비가 날아다니게 하자~


오월의 꽃밭 위에 아이들이 앉아있다.


   마지막으로 아로마 테라피로 페퍼민트 오일 엑기스가 든 목걸이를 샀다. 이것을 목에 걸고 다니면 코를 통해 숨을 쉬면서 페퍼민트 아로마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페퍼민트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진정작용을 해 심신안정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불면증 개선이나 우울증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조그만 게 무슨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정신건강에는 분명 도움을 될 것 같아 목걸이를 하고 다녔더니 확실히 하기 전보다 긴장을 풀고 목과 어깨에 힘을 빼는 이완작용에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낀다. 


페퍼민트 오일이 든 목걸이, 이걸 하고 다니니 확실히 마음이 편안해 진 것 같다.


   내 나이 50까지는 눈과 목과 어깨에 힘을 주고 눈앞에 있는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면 이제 50이후부터는 눈과 목과 어깨에 힘을 빼고 온화한 미소를 흘리면서 사는 인생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야겠다. 물론 소방서에서 일할 때나 출동 시에는 긴장을 해야겠지만은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런 긴장을 모두 풀어버리고 이완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런 방법의 하나로 나는 플라워 테라피가 맞는 것 같으니 봄꽃들이 피는 사월과 오월을 놓쳐서는 안 되겠다. 그 좋은 시절이 가기 전에 야외로 나가서 플라워 테라피로 심신의 긴장을 날려 버려야겠다. 그래야 다시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고 내 마음은 오월의 꽃밭을 날아다니는 벌과 나비처럼 두둥실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다시 오월이 돌아왔다. 올해도 오월의 아이들처럼 가벼워져 보자, 근데 해리는 어디 갔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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