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와 레티의 모험

이렇게 10년 키웠어요 열 번째 이야기

by 박뚠뚠

앞서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딸아이가 그린 그림을 캐릭터화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 그림을 디지털화해 파일로 만들고 스티커를 만들고 저작권을 등록하기도 했었다. 그 이후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활용해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동화책을 써보기로 했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갑자기 동화책이라..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도 유명한 동화 캐릭터들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면 우연한 기회에서 시작한 것들이 많은 것 같았다. 무엇이든 히트 상품에는 스토리텔링이 필수라고 하던데 '딸이 그린 그림에 아빠가 글을 썼다'라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무조건 GO!


어떤 동화책이 좋을까 하다가 3~5세 정도의 조금 낮은 연령대를 공략하기로 했다.

쉬워 보여 선 아니다.

그리고 스토리가 중심인 것보다는 생활동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간단해 보여선 아니다.


우선 캐릭터를 정리해야 했다. 주인공은 이미 정해져 있지 않던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물 소개를 하듯이 어니와 레티의 캐릭터를 설정하기로 했다. 마침 어니와 레티가 파란 풍선을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래 이 풍선을 활용하면 되겠구나! 그래서 어니와 레티의 캐릭터는 이렇게 정리해 보았다.

어니수정.jpg 어니
어니는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토끼입니다. 어니는 빵이나 과자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어니의 손에 들려 있는 파란색 풍선은 어니를 어느 곳이 든 데려다줍니다. 어니가 풍선을 손에 들고 “나를 어디 어디로 데려다줘!”라는 주문을 외우면 어니의 몸이 풍선과 함께 두둥실 떠올라 실제 그곳으로 날아갈 수 있게 해 줍니다. 풍선과 함께 빵집에도 가고 시장에도 갈 수 있답니다.
레티수정.jpg 레티
레티는 숲 속에 예쁜 이층 집을 짓고 사는 사자입니다. 레티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립니다. 또 레티는 세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레티의 손에 들려있는 풍선은 레티를 어느 곳이든 데려다줍니다. 레티가 풍선을 손에 들고 “나를 어느 어느 나라로 데려다줘!”라는 주문을 외우면 레티의 몸이 풍선과 함께 두둥실 떠올라 실제 그 나라로 날아갈 수 있게 해 줍니다. 그 나라에 도착해서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예쁜 풍경을 그리곤 한답니다.


어니를 통해서 주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마트, 빵집, 미용실 등을 간접 체험하게 해 주고, 레티를 통해선 세계 각국의 풍경이나 문화를 보여주면 되겠다 싶었다. 그래! 제목은 <어니와 레티의 모험> 쯤으로 해두자.


그리고 다시 고민..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까? 천재적인 작가들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을 단숨에 쓴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의 경우에도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전 세계 최초 공개!! 브런치 독점 공개!!

바로 지금!

오늘 이 자리에서 <어니와 레티의 모험> 그 첫 번째 작품!

'어니 빵집에 가요'를 소개하게 되어 큰 영광이다.



어니, 빵집에 가요


어니는 호숫가에 집을 짓고 사는 토끼예요.

아침이 되어 어니가 침대에서 잠을 깼어요.

"아 잘 잤다. 배고픈데 아침을 먹어야겠다."

어니는 아침밥을 먹기 위해 주방으로 갔어요.

그런데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 먹을 것이 하나도 없네 빵이 먹고 싶은데...

그럼 지금 빵을 사러 가야겠다."

어니는 옷을 입고 집을 나왔어요.

아침 공기가 정말 상쾌했어요.

어니는 손에 쥔 풍선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풍선아 나를 빵집으로 데려다줘."

그러자 어니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어요.

풍선과 함께 날아가며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호수를 지나 숲을 지나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콧노래를 부르다 보니

어느새 빵집에 도착하게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어니를 보자 빵집 주인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어요.

"저 빵을 사러 왔는데요."

"어떤 빵을 드릴까요?"

"음 옥수수가 들어있는 빵이 있나요?"

"그럼요 갓 구운 옥수수빵이 여기 있습니다."

"와 냄새 좋다. 그럼 혹시 초코빵도 있나요?"

"그럼요 달콤하고 부드러운 초코빵이 여기 있습니다."

"아 맛있겠다 그럼 혹시 딸기 빵도 있나요?"

"네 딸기가 듬뿍 올라가 있는 딸기 크림빵이 있습니다."

"잘됐다. 그럼 딸기 빵도 주세요."

"옥수수빵 한 개, 초코빵 한 개, 딸기 크림빵 한 개 모두 세 개입니다."

"네 옥수수빵 한 개, 초코빵 한 개, 딸기 크림빵 한 개 모두 얼마인가요?"

"옥수수빵 한 개 1,000원 초코빵 한 개 1,000원 딸기 크림빵은 1,500원입니다."

"옥수수빵 한 개 1,000원 초코빵 한 개 1,000원 딸기 크림빵은 1,500원...

그럼 모두 3500원이네요!"

"맞습니다. 3500원!"

"여기 1,000원짜리 세 개와 500원짜리 하나 드릴게요."

"1,000원짜리 하나 둘 셋.. 500원짜리 하나.. 모두 3,500원이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빵 세 개를 한 번에 어떻게 들고 가지?'

어니는 걱정이 되었어요.

"봉투에 담아드릴게요."

"아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맛있는 빵을 세 개나 사서 기분이 좋아진 어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풍선아 나를 집으로 데려다줘."

그러자 풍선을 쥔 어니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어요.

풍선과 함께 날아가며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숲을 지나 호수를 지나 따스한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고 가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하게 되었어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주방으로 가 식탁에 앉아 오늘 사온 빵들을 꺼내보았어요.

'옥수수빵, 초코빵, 딸기 크림빵.. 음 어떤 것부터 먹을까?

좋아 딸기 크림빵부터 먹어야겠다.'

어니는 입을 크게 벌리고 딸기 크림빵을 한입 가득 베어 물었어요.

입 안 가득 상큼한 딸기향이 퍼지고 부드러운 크림이 정말 맛있었어요.

야~ 정말 맛있다. 빵가게에 다녀오길 정말 잘했어.

어니는 아침부터 맛있는 빵을 먹어 정말 행복했답니다.

여러분도 어니처럼 빵을 좋아하나요?

어떤 빵을 좋아하나요?

그럼 내일 빵가게에 가서 빵을 한번 사볼까요?



떨리는 마음으로 내가 쓴 동화를 딸아이에게 읽어주었다. 한참을 귀를 쫑긋하고선 유심히 듣더니 딸아이가 눈을 초롱 거리며 하는 말.

아빠 재밌어!!


아! 노벨 문학상을 받아도 이보다 기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 다 재미없대도 딸아이가 재밌으면 장땡 아니겠는가? 어깨가 조금 우쭐해졌다. 그래 내가 동화책 읽어주기 짬밥이 얼마인데... 자 이제 이런 식으로 동화를 계속 써야겠다. 그래 동화책이니까 그림 작가도 섭외해야겠네. 글과 그림의 수익 배분율이 어떻게 되더라? 출판사랑 계약도 해야 는 거 아냐? 잠깐만! 구름빵 그 작가분도 계약 때문에 큰 손해를 봤다고 하지 않았나? 이거 이거 재주는 곰이 부리고 엉뚱한 사람이 돈 벌면 어떡하지? 근데 아무래도 이 동화는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에 기초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힐 거 같...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아니 주책들! 고백컨데 그 후 한 발짝도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나는 늘 행동보다 생각이 앞서는 타입,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늘 미약한 타입이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저 유명한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장장 몇 년 동안 작품에 매달렸다고 하지 않았던가!


전 세계 동화책 독자 여러분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세계 명작 동화 반열에 올라갈 작품 <어니와 레티의 모험>이 곧 여러분을 찾아갈 거니까요!!

Coming soon~


keyword
이전 09화노는 게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