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던 그날, 우리는 우산 아래 처음 만났다.
은은한 빗소리 사이로 너의 목소리가 선율을 타고 흘렀다.
흐린 하늘 아래, 세상 모든 색이 물들어 갈 때
너의 눈동자는 비친 빗방울처럼 맑고 투명했다.
젓은 길을 걸으며 한 조각의 시간을 나누었고,
그 작은 우산 속 세계에서 두 마음은 서서히 가까워졌다.
네가 말했다.
”봄비는 잊혀진 기억을 씻어내려고 내리나 봐요 “
그 말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우리를 위해 새로운 이야기로 젖어들게 하려 내리는 거예요 “
우리는 빗속을 걸었다. 비의 이야기를 들으며 말없이.
그저 빗방울이 우리를 이어 주기를 바라며,
그 봄비 속에서 우리만의 언어를 찾아갔다.
봄비가 내리던 그날, 우리는 사랑의 시작을
비 오는 창가에서 속삭이듯, 조용히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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