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끝에서 너를 기다렸어,
길게 늘어진 그림자와 함께
해 질 녘의 부드러운 빛 속에서.
봄비가 내린 후 맑게 갠 하늘처럼,
너의 미소가 그리웠던 시간들,
마음속 깊이 조용히 자리 잡고
너의 발걸음 소리를 기다렸어.
피고 지는 꽃잎들 사이로
시간은 묵묵히 흘러가고,
그 모든 순간순간들이
너를 향한 마음으로 채워졌어.
너 없는 길에서 나무들도
나를 바라보며 속삭이는 듯했어,
'조금만 더 기다려 봐, 곧 올 거야'라고.
그리고 네가 왔을 때,
봄의 마지막 꽃잎이 바람에 실려
우리가 함께 걷던 그 길 위로 내려앉았어.
너를 기다린 봄날의 끝에서,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계절이 다시 시작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