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5
마이동풍 전법
보쌈& 봄동 겉절이♡
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Apr 5. 2022
보쌈& 봄동 겉절이
오늘은 모두 재택근무하고
막내도 오후에
대면강의 들으러 학교간대서
보쌈을 만들었다.
신선한 수육용 돼지고기를
삶았다.
커다란 냄비에 넉넉히 물을 붓고
된장 풀고, 인스턴트 커피 조금, 통마늘, 통양파, 통후추 몇 알, 맛술 조금, 오레가노 조금 넣은 후에
팔팔 끓으면 돼지고기 넣고 함께
센 불에
20분정도 끓이다가 중불로 줄여서 20분정도
더 끓이고 불을 끈 후에
그대로 잠시 둔다.
건져낸 고기는 찬 생수나 얼음물에 샤워시키고
썰어준다. 탱글 탱글하고 쫀득한
보쌈이 된다.
봄동의 계절이다.
봄동을 깨끗이 씻고 물기를 뺀 후에 자르지
않은채로 겉절이 무쳤다.
다진마늘, 고춧가루,매실청, 액젓을 미리 섞어두었다가 양념을 불려서 봄동을 무쳐준다.
보쌈은 이렇게 큰 잎으로 싸서 먹으라고
보쌈인가보다.
먹고나니 오늘도 고기가 남았다.
딱 맞게 양을 맞추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어
릴적부터 난 손이 컸다.
양을 어림잡을때 그 '손' 이 아니라
나의 실물 손도 크다.
피아노 건반을 누를때
도에서 다음 옥타브 미까지
닿는다.
손가락이 길다는 이유하나로
손이 예쁘다는 소리도 가끔 들었다.
그랬었다....
이 모든게 결혼 전의 상태이다.
결혼후에 나는 고무장갑을 끼지않고
집안일을
했다. 결벽증에 가까운 내성격은 장갑
을
끼
고 하는 설거지가 갑갑했다.
맨손으로 시원한 물속에서 손빨래하는 것도
즐겼다.
미래를 전혀 예상치 않은 미련한 짓이었다.
지금의 내 손은 통통했던 손등은 온데 간데 없고
주름지고 알팍한 손등에 핏줄이 드러나고
손가락 마디는 굵어져서
결혼반지가 들어가질
않는다.
손톱끝은 뭉툭해져서 참 볼품이 없어졌다.
손바닥은 또 어떤가.
잔 손금이 많아졌고 가끔 굳은 살도 보인다.
이게 지금의 '
나의 손' 인것이다.
손의 사이즈가 크다보니 음식재료를 다루는
단위가 남들과 다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조금 하려해도 하고보면 또 남는다.
남편은 그렇게 음식이 남는걸 참 싫어한다.
남더라도 그걸 재료로 또다른 음식을 만드는데도
남는게 싫은 모양이다.
시어머니는 손발이 인형처럼 쪼그만 분이셨다.
그래서 모든 음식을 아주 조금씩 하셨고,
내가 음식을 할 때는 늘 곁에서
" 이걸 누가 다
먹니. 너무 많다. 너무 많다."
라고 하셨다.
별 생각없이 하신 말씀이지만
난 그 말씀이
참 싫었다.
왜냐하면.....
친정엄마는 늘 음식을 넉넉히 만드셔서
먹다가 부족함이 없게 하셨고
이웃들에게
나눠주시길 좋아하셨다.
그걸 27년간 보고 자란 나도 엄마처럼
음식을 넉넉히 만들었고 이웃과 나누었다.
그래서 자꾸만 " 이걸 누가 다 먹니" 라고 하시는
시어머니 말씀이 친정엄마 흉을 보시는것
같아 정말 싫었다.
그러나 싫은 내색을 한 적은 없다.
그냥 웃으면서 다음부터는 양을 줄일게요
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나이드니 남편이 시어머니에 빙의된듯
나에게 제발 조금만 만들라고 참견을 한다.
음식을 만들어 본 사람은 다 안다.
양을 딱 맞게 맞추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4명이 먹고
남음이
없도록 할 수 있다면
일찌감치 식당을 열었을
것이다.
오늘은 왠일인지 남편이 ' 남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식탁을 치우는데 도저히 못 참겠는지
결국
나의 눈치를 보며 우회적으로 슬쩍 한마디했다.
모자른듯 해야 더 맛있다고.
남편말이 틀린것도 아니고 남편도 하고싶은
말을 못하게 하면 스트레스일테니
말하는걸 이제는 태클걸지 않으려고 맘먹었다.
대신 나도 못 들은척 하기로 했다.
오~~그러니 맘이 그런대로 편하다.
이게 바로 그 무서운 < 마이동풍 전법>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5iT3DF5LcHU
keyword
봄동
공감에세이
보쌈
21
댓글
23
댓글
23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직업
주부
31년차 주부입니다. 매일 아침밥을 짓는 건 일기를 쓰는 것과 같고, 그것이 곧 나의 행복입니다. 모아 두었던 아침의 기록들을 이곳에 풀어봅니다.
팔로워
238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요게벳의 마음으로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
매거진의 다음글